동탄의 성공이 화성 서부의 몰락으로...,

  • 등록 2024.05.20 10: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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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행정구역 개편 논의 시작할 때 ①
화성 동탄에는 문화시설. 화성 서부에는 혐오시설 빼곡

화성 동탄과 서부지역의 차이는 극명하다. 그저 신도시와 구도시의 차이를 넘어 생활 경계의 차이와 문화의 수준 그리고 사회기반시설의 차이가 너무 극적으로 대비되기 때문에 차라리 동탄을 분리해야 화성 서부가 잘 살 수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큰 틀에서의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3월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월 30년 만에 행정구역을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한 달 후에 바로 행정구역 개편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현재 활동 중이다. 정부의 추진안은 크게 김포를 서울시에 통합시키는 것이며 서울과 부산을 대한민국의 양극 기점으로 놓고 개편안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홍준표 대구시장발 대구-경북 통합론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반면 아직 경기도 안에서의 논의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특히 서울의 1.4배 면적에 달하면서 인구가 100만을 넘어간 화성시의 행정구역 개편 난제는 정치권 누구도 입을 열고 있지만 않지만, 동탄과 화성 서부의 분리 문제는 시민들의 입에 여느 때보다도 자주 오르고 있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화성을 들여다보면 화성의 행정구역 개편은 좀 더 세밀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화성의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한 내용은 화성 동탄- 화성 서부 분리, 오산 외삼미동 및 제2동탄역 행정구역 조정, 43번 국도가 가른 봉담 효행 지구 행정구역 조정 등 크게 세 가지다.

 

가장 먼저는 동탄과 화성 서부지역의 분리안이다. 모든 좋은 것은 동탄에 있고, 모든 혐오시설은 화성 서부지역에 있기 때문에 지금 분리 안 하면 갈수록 화성 서부지역에 혐오시설이 쌓인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은 화성 서부의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말이다.

 

화성의 대표적 혐오시설의 하나인 생활 쓰레기 소각장은 원래 동탄에 만들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소각장은 화성 봉담읍과 팔탄면의 경계선이 애매한 구석에 만들어졌다. 상식대로라면, 지난 2000년대 초반 화성 동탄에 500만 평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소각장은 동탄신도시의 자족 기능을 위해 함께 만들어져야 했다. 그러나 소각장은 인구밀도가 적은 화성 서부로 왔다. 처음에는 양감에 만들려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화성 봉담 하가등리에 만들어졌다.

 

반면 지난 2월과 3월, 봉담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화성 시립 미술관은 봉담 시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화성 동탄에 자리를 잡았다. 동탄 정치권의 발 빠른 움직임과 행정의 힘이 화성 시립미술관을 동탄에 소재하도록 했다.

 

덕분에 동탄은 문학관에 이어 미술관까지 갖춘 문화도시가 됐으며, 최근 정명근 화성시장이 수백억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도시공원 조성(보타닉 가든)까지 추진되고 있어 한 마디로 과천 부럽지 않은 문화시설을 갖춘 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에 봉담읍과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또 다른 혐오시설인 지정폐기물 매립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비봉면의 서쪽 끝자락에서 추진되고 있는 비봉면 양노리 지정폐기물 매립장의 최대 피해자는 봉담읍이다.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매립장 동쪽에 있는 봉답읍은 매립장의 악취를 직격으로 받아야 한다. 그리고 비봉은 폐기물 매립장 침출수의 영향권 아래에 놓이게 된다. 매립장 관계자는 현재 편서풍의 영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으나 침출수에 대해서는 걱정할 것 없다는 장담을 하고 있으나 장담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화성 서부에는 이외에도 주곡리 폐기물 매립장, 전곡 산단 매립장 등 굵직한 혐오시설들이 문화시설 대신 더 들어설 수 있다는 피로감이 극에 달해있다. 이를 분석한 정치권의 발언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극에 달했다.

 

동탄을 화성에서 분리하자는 주장들이 동탄과 서부지역 두 곳에서 동시에 터져 나왔다. 분리 주장을 외친 후보들이 당선권에 들지는 못했으나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 추진안에 화성 동서 분리를 집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은 화성의 동서 편차가 커질수록 힘을 얻을 전망이다.

 

또한, 좁은 지역에 인구가 몰려 있는 화성 동탄의 정치 세력들이 12년 이상 장기 집권하면서 화성 서부지역이 동탄의 이익을 위해 일그러졌다는 피해의식을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대한 공격이 화성 분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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