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황제 놀음 우리나라에서는 쫓겨날 일

  • 등록 2026.06.08 13: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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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 가득한 한국인의 마음으로 미국 민주주의를 기다려 본다

자국의 고액권 통화 지폐에 자기 얼굴을 넣어달라 요구하고, 집무실 인근에 경기장을 세워 격투기를 관람하겠다는 대통령을 우리나라는 용납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지만 현 미국의 상황이다.

 

14년째 집권하면서 독재정권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시진핑도 못 해봤던 일이고, 17년을 집권하며 초장기 집권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도 하지 못한 일을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시도하는 황제 놀이다.

 

만일 대한민국의 현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와 같은 일을 시도하려 했다면 석 달이 못가 자리에서 물러날 일이다. 민주주의의 대명사처럼 굴던 미국과 미국인은 왜 트럼프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지 않을까?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건강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미국은 막강했었다. 넓은 크기의 국토 면적과 세계 최대의 생산력과 금융시스템은 세계의 기둥처럼 든든했지만, 지금은 여러 곳에서 파열음이 들린다. 세계 최고의 재정적자국이자, 동맹국의 뒤통수를 쳐서 자신의 손해를 메꿔보려는 경제체제, 그리고 통보도 없이 남의 나라를 기습적으로 침략하는 행위에 이르기까지 정상적인 것이 부족한 비정상의 나라가 됐다. 그리고 그 시금석이 바로 트럼프다.

 

오늘날 유럽의 기초가 됐던 서로마 제국의 멸망과 미국의 멸망은 몇 가지 비슷하다. 서로마 제국은 전쟁을 통해 넓은 토지를 확보할 때는 강성했으나 전쟁이 끝나고 유지에 들어가면서 제국은 만성적 재정적자에 허덕였다. 만성적자임에도 황제의 사치는 트럼프와 비슷했다. 재정이 힘들면 약소국의 재정을 훔쳐 오는 임시방편을 선호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건재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북한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으로써 대통령부터 시민에 이르기까지 자국의 국방에 관해 관심이 있고 참여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윤리적으로는 유교적 공동체 의식이 아직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끊임없는 다툼 속에, 좀 더 나은 결과를 찾아보려는 시도가 많다.

 

국뽕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적어도 대한민국은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를 조상으로 가지고 있다. 지국 역사에서 한 나라의 이름으로 천년을 간 나라는 로마와 신라뿐이다. 역사가 오래됐다는 중국이지만 중국에서 발호한 그 어떤 나라도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는 없으며 평균 200년이 고작이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그리고 앞으로 또 1000년의 역사를 가져갈 대한민국의 모습은 지금 자랑스럽지만 고쳐야 할 부분도 많으며 경계해야 할 부분도 많다. 그중 가장 크게 경계해야 할 부분은 정치의 오만이며 괴리다. 아직 미국의 트럼프처럼 행동하는 타락한 정치인은 없으나, 지금처럼 정치가 국민과 따로 놀고, 경제의 구조가 특정 분야에만 집중된다면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대한민국은 독재자들을 국민 스스로가 일어나 처벌한 유일한 나라다. 4.19를 통해 독재자 이승만을 몰아냈으며, 박정희의 유신을 끝장내고, 518을 통해 전두환을 온몸으로 거부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군부 통치를 시도했던 윤석열도 국민에 의해 법의 심판대에 올라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트럼프와 같은 짓을 하면 안 된다는 의식이 국민 공동의 의식이다. 한때는 민주주의의 심장이자 상징이었던 미국 국민의 선택이 무엇인지, 자부심 가득한 한국인의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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