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한디에 50명 선발이 갑자기 300이 되는 교육 사업
교권보호단 운영비 교육청 예비비(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비) 얼마까지 사용하는지 밝힐 수 없어?
유명 드라마 ‘참교육’의 주제 부서가 되는 ‘교권보호국’을 모티브로 한 기구가 경기도교육청에서 만들어지며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드라마 ‘참교육’은 실제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일어났던, 여러 유형의 교권 침해 사건을 드라마의 진행 과정에 맞게 각색해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지만, 그것이 현실에서 만들어지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실제 있었던 일들을 참고했다고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과 다르고, 몇몇 드라마상의 사건이 경기도 교육 현장 전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 경기도교육청
현재, 경기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권보호국 신설은, 경기도교육청 조직개편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큰 문제는 없다. 교육청 조직개편은 교육청 수장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법정 한도 내에서 바꿀 수 있다. 문제는 교권보호국에 앞서 TF팀 형식을 빌려, 올해부터 활동하는 교권보호단과 관련한 논란이다.
내년에 구성된다는 ‘교권보호국’에 앞서 만들어진 교권보호단의 구성을 보면, 이 조직이 실체가 있는 조직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정치인들의 시각으로 보면 경기도교육청이라는 거대 조직 내에 경기도교육청 예비비로 사조직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의혹이 대두되는 이유는 지난 10일 구성된 교권보호단의 단장인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을 제외한 교권보호단 모집인원 300명 전원이 비상근직이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안민석 교육감을 단장으로 하고 수석부단장과 그 외 부단장과 담당관으로 구성한다고 말하지만, 수석부단장의 상근직 결정조차 어렵기 때문이며, 현재까지도 미확정이라고 한다. 또한 수석부단장을 상근직으로 하려면 직위에 그에 맞는 법적 결정들이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지난 7월 15일, 경기도교육청이 교권보호단 모집공고를 내 이후 갑작스럽게 50명이었던, 모집 예상인원이 300명으로 늘어난 점이다. 지난 7월 10일, 안민석 경기교육감은 교권보호단 신설에 대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처음 50명을 선발하려 했으나, 모집에 너무 많은 훌륭한 인재들이 응모해 주셨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좋은 인재들이 모였으니 더 활용하자는 생각해 인원을 300명으로 늘렸다”라고 밝혔다.

▲교권보호단 모집인원들이 훌륭해서 모집 인원을50명에서 3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는 안민석 경기교육감
경기도교육청 내의 조직개편과 함께 만들어지는 기구의 모집인원을 단지 많은 사람이 몰렸고, 몰린 사람들이 좋은 인재라는 이유로 선발정원을 갑자기 늘릴 수 있는 결정을 ‘갑자기, 누가, 어떻게’ 결정했는지 어처구니없는 의문이 들지만, 안민석 교육감의 말이 증원 이유가 됐다는 사실을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도 이야기하고 있다.
교권보호단 신설과 관련한 경기도교육청의 예비비인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비’ 사용 부분도 구색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비’는 경기도 교육 현안과 관련, 정기 예산에 반영하기 어려운 예기치 못한 현안이나, 긴급 사안이 발생했을 때 지원되는 경비다. 통상 재해·재난에 따른 급한 시설 복구나 안전 문제 해결, 예측하지 못한 교육환경 개선 현안 사업, 해당연도 중 발생하는 긴급 교육 정책이나 사업 추진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교권보호단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따져봐야 문제다. 지난 7월 1일, 안민석 경기교육감이 취임하면서 드라마에 나오는 교권보호국 신설에 대해 언급한 것이 교권보호국 신설의 법적 근거가 된다고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말한다. 이후 교권보호국에 앞서 TF 형식으로 먼저 교권보호단을 만드는 일이 정말 불요불급을 다투는 시급한 일이었을까!
교권보호단과 관련한 급여와 예산 문제도 아리송한 부분이 많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권보호단‘의 감독관 급여는 없다. 하지만 올해 사용할 교권보호단 예산이 얼마인지는 밝힐 수가 없다. 추후에 알려주겠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교권보호단 예산에 관해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결국 신설된 교권보호단이 올해 말까지 경기도교육청 예비비인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비’를 얼마나 가져다 쓸 것인지 아무도 모르고, 자칫 정말 필요한 일에 사용하기 위한 비축한 예비비가 바닥이 나도록 쓸 수 있어도 이를 제지할 방안도 없다는 것이 현재의 문제다.
특히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비’를 기본 운영비로 하는 교권보호단을 신설하면서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와 한마디 상의 없이 인원수를 늘리고, 사후 보고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 경기도교육청의 올바른 교육행정은 아닐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 안민석 교육감과 새로 선발된 교육보호단 부감독관들의 7월10일자 기념사진
마지막으로 경기도교육청의 교육감 직속 기구인 교권보호단 구성 이전에 여러 논의가 선행되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12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의 교권과 현재의 사실적 교권 차이점, 그리고 학생인권조례를 만드는 과정에서 함께 만들어져야 할 교권 강화의 내용, 교권 보호와 관련해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 및 학생인권조례와의 이해 충돌 문제 등을 충분히 논의하고 그 결과표를 가지고 교권보호국이 신중하게 만들어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현재 경기도교육청 자체 내에 존재하는 교권 보호 기구만 강화에도 교권 보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신임 교육감의 말 한마디에 경기도교육청의 예비비가 뭉텅이로 사용되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계획된 정원이 6배나 늘어나는 대한민국의 조직문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