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식 복지 예산 위해
시급하지 않은 예산을 ‘삭감’이라 표현하고 실제로는 ‘이월’함
경기도청 정두석 기획조정실장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 42조 2,420억 규모의 추경예산을 세우면서 경기도의 재정 위기에 따라 5,500억 원의 예산을 삭감하고, 저출산 대응, 도민 안전, 복지 의료 사업 등 민생 필수 예산을 지키겠다고 밝혔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예산 삭감도 다수 포함되어있으며 조삼모사식 예산 삭감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경기도 추경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정두석 기획조정실장
특히 부서별로 5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삭감했다고 밝힌 사업 등을 보면 몇몇은 경기도 서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예산들도 있으며, 전임 도지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홍보했었던 사업예산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160억을 삭감했다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의 출연금(손실보조금) 삭감은 경기신보가 경기도 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재난극복(상품명)을 하라며 마이너스 대출을 특별보증하거나 특례 보증한 예산의 손실보전금이 현재 남아 있어, 이를 먼저 추미애 도지사가 급하다고 말하는 민생예산에 먼저 사용하고, 이에 따라 부족한 부분은 내년 본예산에서 확보(이월)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경기신보 관계자는 “이번 감액으로 경기신보의 신규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원에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기도청 교통국 버스정책과에서 밝힌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비 114억 원, 예산 삭감도 비슷한 방식이다. 경기도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 재정이 어려워서 급한 곳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비를 우선 사용하고, 이에 따라 공백이 생기는 예산 부분은 내년도 본 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삭감 내용이다”라고 밝혔다.
이런 설명이 가능한 이유는 경기도가 기초지방자치단체 간에 오가는 버스 회사에 적자분을 지원하는 방식의 특이점에 있다. 경기도는 매월 버스 회사에 적자분을 정산에 지급하기도 하지만 분기별로도 매월 결산에 부족한 부분을 결산한다. 여기에 연말에 한 번 더 정산하는 부분이 있다.
버스 회사와 경기도가 연말에 한 번 더 정산하는 이유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 발생이나 퇴직 등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말에 정산을 한 번 더하게 된다. 이를 위해 경기도교통국이 가지고 있는 예산이 114억 원 정도 되며, 이를 우선 사용하고 내년 본예산에서 이 예산을 충당하겠다는 일종의 예산 이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이번 감액 소동으로 버스의 노선이 감축되거나 버스 배차가 줄어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내년 본예산에 이를 반영하려면 내년에 경기도의 재정 상황이 나아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경기관광공사의 경기도 관광사업, 경기아트센터 운영사업,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운영 지원 등의 예산도 경기도는 ‘삭감’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는 ‘이월’이다. 그리고 이번에 삭감됐다고 하는 사업은 결국 ‘예산 이월’이라는 방식을 통해 추미애 지사가 급하다고 말하는 추미애식 복지사업에 우선 사용하게 된다.

▲ 취임 초반 경기도의 재정을 비상이라고 주장하며 비상재정 운용을 요구하고 있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반면, 남경필 전 도지사 시절 추진했었던 여러 청년 지원사업 중 하나인 ‘청년 노동자 지원사업’비 77억 원 감액은 사정이 다르다. ‘경기도 청년 노동자 지원사업’은 대기업보다 급여가 적은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19세에서 39세 사이의 노동자들에게, 분기별로 60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2년간 지급하거나, 120만 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번 감액을 통해 이미 신청했던 사람은 계속 지급하지만, 신규 지급자는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경기도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포인트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노동자 수는 2,000명 수준이다. 절대다수의 중소기업 노동자 숫자에 비해 적어 재설계의 필요성이 있다“라며 감액의 이유를 밝혔지만, 사업중단 절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한다.
또한 경기도교육청과의 협력사업 예산 61억 원 삭감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어느 한쪽이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하면 사업 자체가 폐기되는 경우이기에 반드시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심의 필요한 사업이다. 도청의 주장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 외에 감축이 됐다는 사업들을 보면 대게 건설사업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 건설사업은 당장 시행하지 않으니 가지고 있는 예산을 이월해 우선 사용하고 보자는 식이며 그 외에 유방암 진단 검진 사업같이 절차 지연으로 인해 사업 시행이 늦어지고 사업들의 예산을 가져다 쓰는 형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