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도시 문화협력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사는 도시에 대해 아는 것
역사의 가치부여는 후대들의 몫
오산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한 지명은 아이러니하게도 오산에는 없고, 평택 송탄에 소재한 ‘오산공군 비행장’이다. 그나마도 없으면 오산이라는 단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반면 수원을 기억하는 사람 대부분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떠올리고, 화성을 기억하는 사람은 제부도를 떠올린다.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 30년 차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 수원과 화성의 자랑거리는 꾸준하게 도약하고 있다. 반면, 오산의 자랑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런데 오산 국회의원과 오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이 수원이 추진하고 있는 ‘문화상생 정조특별시’ 사업 구축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보도자료를 자랑스럽게 냈다. 오산의 리더라고 하는 자들이 오산은 도외시하고 다른 도시의 문화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한 것이다,
수원시에서 정조를 특별히 챙기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조선의 22대 임금인 정조는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미니어처 급 한성’을 수원에 만들었다. 그것이 지금의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다. 수원의 입장에서 보면, 수원을 알리는 가장 널리 알리는 방법이 수원화성과 정조를 묶어 스토리델링을 만들어 내고, 알리는 방법이다. 굳이 여기에 오산 국회의원까지 동참할 이유가 있을까?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오산과 정조와의 인연은 독산성에 정조의 친위부대의 장용영의 외영이 주둔했었다는 것밖에 없다. 조선 왕들과 엮인 그 정도 인연은 전국 8도에 어느 정도 다 있는 편이다. 생각해보면 수원과 오산의 독산성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각자의 자랑이 있다.
두 성이 모두 군사시설임에는 맞지만, 수원화성은 읍성이고, 독산성은 산성이다. 읍성과 산성은 규모와 용도가 다 다르다. 그리고 읍성이 조선의 진관체제를 위한 성이라면 산성은 사주경계와 전투를 위한 성이다. 그리고 수원화성이 200년이 조금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독산성은 1,000년의 역사를 가진 고대의 유산이다.
어느 성의 가치가 더 훌륭한지는 따질 수는 없다. 다만 성에 대한 가치의 크기는 후대의 노력과 비례한다. 수원이 20년 전부터 무려 2조의 예산을 세워 20년 동안 ‘수원화성’을 복원하겠다는 장기계획을 가지고 지금에 이르렀다면 오산은 독산성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객관적으로 보면 독산성의 가치는 수원화성보다 귀하고 아름답다. 천년의 역사, 비록 외형이라지만 천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해 경외감이 드는 일은 당연지사다. 독산성은 백제가 멸망하고, 백제 부흥 운동을 위해 백천강을 향해 내달렸던 경기도 백제 군사들의 거점일 수도 있었다. 다만 오산에서 역사를 발굴하지 않았을 뿐이고, 독산성의 가치 자체에 관심이 없어, ‘수원화성’에 비해 가치 없는 성으로 전락했을 뿐이다.
오산 독산성은 6세기에 만들어진 성이다. 삼국통일 전에는 백제의 성이었고, 통일 후에는 신라의 군사 거점이었다, 수원, 화성 오산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사방경계를 위한 산성이다. 그리고 독산성의 내부구조는 정유재란 당시에 일본군이 남도에 세운 왜성과 비슷하다. 일본 왜군이 전투를 위해 지었던 왜성의 원형 모델 같은 독산성의 가치는 오산이 만들기 나름이다. 지금이라도 남의 도시 문화재 협력보다는 자기 도시에 소재한 문화재 공부부터 하는 것이 오산 리더들의 진짜 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