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은 목적이지 도구가 아니다

2021.07.04 18:14:21

목적상실의 사회운동은 생계활동에 불과

한국사회의 변혁은 학생운동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일정부분에 있어 사실이다. 지난 군부독재시절 학생들의 저항은 끝이 없었다. 수많은 학생들이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잡혀 들어가 뿌리가 사라졌다고 할 때쯤이면 다시 들불처럼 일어난 것이 한국 사회의 민주화 운동이다. 그만큼 사회운동은 어려운 일이다. 사회운동은 목적이 뚜렷하고 그 목적을 위해 따로 타협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직진성이 뛰어나다.

 

반면 정치는 때때로 타협이 요구되며, 타협의 상대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이념이나 신념과 다르다고 할지라도 상황에 따라 타협을 잘하는 정치가가 오래가고 좋은 정치가로 남는 일이 많다. 그리고 좋은 정치인은 그런 좌우대칭을 통해 국가 전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는 방식을 알고 있는 정치인이다. 반면 사회운동을 오래하던 사람이 정치인이 되면 종종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비난을 받는 주된 이유는 사회운동의 직진성이 습관처럼 배어 있어 남의 사정을 잘 고려하지 않는 습관 때문이다.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그렇다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회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정치를 하는 것을 막을 일은 아니다. 사회운동가 이전에 정치적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기 때문에 사회운동가도 얼마든지 정치를 할 수 있다. 다만 사회운동가가 정치를 하려면 사회운동의 성격과 경력을 이용하지는 말아야 한다. 정치를 하기 위해 사회운동을 정치경력의 수단으로 삼아 정치에 나서는 것은 사회운동의 순수성과 목적에 위반되는 일이다.

 

국회의원이나 시도의원들 중 사회운동을 정치경력의 수단으로 삼아 정치에 입문한 정치인들이 한 둘은 아니겠으나 그들의 면면이 좋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운동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비아냥거림이 더 많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조소를 약으로 삼아 정치에 성공한 정치인이나 단체장들도 사실은 많다.

 

그럼에도 사회운동이 목적이 아니고 수단으로 전락하는 현실은 여전히 우려스럽고 개탄스러운 일이다. 사회운동을 했다는 핑계로 자부담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하는 것이나, 이미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급여를 받으면서 동일한 업무의 사회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회단체는 사회운동기구로서의 자격상실이다. 그 이유는 자신이 하고 있다는 사회운동을 수단으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다. 사회운동은 사회운동일 뿐이다. 후원금이나 지원금이 아닌 보조금과 급여를 받는 사회운동은 누구인가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사회활동, 즉 목적을 상실한 생계활동에 지나지 않는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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