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인 중국 충칭(重慶)과 우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신성장 거점을 마련했다. 이는 경기도가 중국 중서부 지역과 맺는 첫 교류로, 중국 4대 직할시 중 톈진에 이어 두 번째 협력 사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3일 충칭시청에서 후헝화(胡恒華) 충칭시장과 지도부를 만나 MOU를 체결했다. 김 지사는 “단순한 서명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도의회 의장과 AI 기업 대표들을 함께 초청한 것도 실질적 협력을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후 시장은 김 지사의 발언에 공감을 표하며 “실무팀을 구성해 실속 있는 협력을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그는 “한중 양국은 중요한 협력 동반자”라며 김 지사 일행을 환영했다.
▲ 사진 경기도청 제공
세계 최대 독립시, 충칭과의 전략적 제휴
중국의 직할시는 베이징, 상하이, 톈진, 충칭 네 곳으로, 중앙정부가 직접 관할한다. 충칭은 면적 82,403㎢, 인구 3,200만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독립시로, GRDP는 약 623조 원에 이르며 중국 도시 중 4위다. 자동차, 전자, IT, 스마트제조 산업이 발달해 SK하이닉스, 포스코, 한국타이어 등 다수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신에너지차, 로봇, 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경기도와의 산업적 시너지가 기대된다.
전방위 교류 협력…경제·문화·청년까지
이번 MOU를 통해 경기도와 충칭은 경제통상, 과학기술, 교육, 문화, 관광, 도시관리, 정보통신, 환경보호, 보건의료, 노인복지, 중소기업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대표단 상호 방문과 국제행사 참여 등 지속적인 소통도 약속했다.
경기도는 이번 협약과 함께 두 건의 분야별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충칭시 상무위원회는 ‘한중경제우호협력센터’를 설립해 기업·청년·공공기관 간 협력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경과원과 충칭 량장신구관리위원회는 AI·바이오·청년인재 취업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량장신구는 중국의 국가급 신구 3곳 중 하나로,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IT·바이오의료 산업이 활발한 대외개방 핵심 거점이다.
경기도와 충칭, 산업·지리적 유사성 강조
김 지사는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이자 GRDP도 충칭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서울을 감싸고 바다를 끼고 있는 교통 요충지라는 점에서도 충칭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는 AI 등 첨단 산업이 집약된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이라며 “충칭과 상호 보완적 협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충칭의 역사적 유산인 백제성과 경기도 수원의 문화유산을 연결 지으며 관광 교류 확대도 제안했다. 이에 후 시장은 “매우 중요한 제안”이라며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
민선 7기의 씨앗, 민선 8기의 결실
경기도는 지난 2017년 이재명 대통령이 도지사 시절, 한국 지방정부 중 유일하게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충칭에 설치하며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호협력 체결은 미뤄졌고, 이번 민선 8기에서 결실을 맺게 됐다.
경기도는 이번 협약을 통해 중국 내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고, 산업·문화·인적 교류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