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승패는 화력의 크기가 아니라, 적보다 빠른 결심에 있다”• 드론작전사를 해체할 것이 아니라 국방 AI·무인체계의 통합 OS(Operating System·운영체계)로 격상해야 한다
2026년 1월 20일, 국방부 장관 직속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미래전략분과위원회는 드론작전사령부(이하 드론사) 폐지를 권고했다. 2023년 9월,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응하고 미래전장을 주도하기 위해 창설된 지 불과 2년여 만이다. 자문위는 그 이유로 육·해·공군에 분산된 드론 전력의 기능 중복과 비효율을 들었다. 그러나 이 권고는 현대전의 본질과 미래전의 작동 원리를 오해한, 명백한 전략적 후퇴다.

▲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식에서 김승겸 합참의장과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이보형 소장이 열병을 하고 있다. 2023.9.1 ⓒ 합동참모본부 제공

‘중복’은 폐지의 근거가 아니라 ‘통합 지휘’의 필요성이다.
2026년 1월 20일, 국방부 장관 직속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가 문제 삼은 드론 전력의 중복은 조직 해체의 이유가 될 수 없다.
◀ 김칠주 정치학박사, KMA역사포럼회장
오히려 이는 통합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구조적 증거다. 실제로 육군 지작사급 드론과 해병대 상륙정찰용 드론은 요구성능(ROC)의 상당 부분이 유사함에도, 각 군이 개별 사업으로 추진되어 왔다.
이로 인한 비효율을 해소하는 방법은 드론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드론사에 전 군의 드론 연구개발(R&D), 획득, 운용을 조정·통제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기술 발전이 진행 중인 분야에서 분산은 효율이 아니라 정체를 낳는다. 기능 중복은 해체의 이유가 아니라, 통합 지휘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신호다.
결심의 속도를 지배하는 쪽이 전쟁을 지배한다
현대 공군 전략 이론가 존 보이드(John Boyd)대령은 전쟁의 승패가 OODA 루프(OODA Loop: Observe–Orient–Decide–Act, 관찰–판단–결정–실행)의 순환 속도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적보다 빠르게 관찰하고, 판단하고, 결심해 실행하는 쪽이 반드시 승리한다는 원칙이다. 오늘날 드론은 이 OODA 루프를 가속하는 핵심 수단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이 단순한 정찰 자산을 넘어, 표적 탐지–결심–타격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결심 가속기임을 분명히 입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프로젝트 컨버전스(Project Convergence)’를 통해 전 군의 드론·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융합해, 센서-투-슈터(Sensor-to-Shooter)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드론과 감시자산에서 수집된 정보를 AI 기반으로 통합·분석해 초단위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흐름의 본질은 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합동지휘통제), 즉 전 영역 통합 지휘통제다. 드론을 다시 각 군의 개별 자산으로 되돌리는 것은 OODA 루프를 빠르게 만들기는커녕, 의도적으로 느리게 만드는 선택이다.
드론사는 ‘운용 부대’가 아니라 ‘통합운영체계’여야 한다.
현대전에서 드론의 활용은 이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전장의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 전력이다. 드론은 정찰·감시(ISR)를 넘어 정밀타격, 전자전 교란, 심리전까지 수행하는 독립된 전쟁 수행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드론작전사령부는 단순히 드론을 운용하는 부대가 아니다. 드론사는 전 군 무인체계의 데이터, 알고리즘, 작전 개념, 교리를 하나로 묶는 통합운영체계로 기능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운영체계는 개별 장비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지휘–결심–타격을 연결하는 상위 통합 운영체계를 의미한다.
드론사를 해체해 지휘 계통과 정보 자산을 다시 각 군으로 파편화하는 것은, 우리 군의 ‘단일 신경망’을 스스로 끊어내는 것과 같다. 이는 결심의 속도를 늦추고, 대응 시간을 적에게 넘겨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론 : 폐지가 아니라 ‘진화적 강화’가 답이다
북한은 이미 무인기 침투를 통해 우리 안보 체계의 취약점을 시험한 바 있으며, 향후 드론·미사일·사이버·전자전이 결합된 복합 도발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드론사를 해체하는 결정은 안보 공백을 자초하는 선택이다.
군 조직 개편의 기준은 단기적 행정 효율이 아니라, 승리할 수 있는 구조인가여야 한다. 드론사 해체 논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오히려 드론사에 전 군 무인체계의 통합 전권을 부여해 국방 AI·무인체계의 통합 OS이자 미래전 대비의 핵심 축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이것이 결심의 속도를 높이고, 대한민국 안보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