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어느 곳을 가더라도 눈에 보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화성시의회 최은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다. 본인 자신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최 의원의 부지런함이다. 그래서 만나 보았다. 발로 뛰는 의원 이라는 명성답게 바쁜 사람을 붙들었다. 덕분에 화성시의회 1층 간이 도서실에서 시간을 쪼개서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아래는 최의원과의 일문 일답이다.
1. 어떤 계기로 정치를?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화성시서부녹색어머니연합회장을 맡으면서부터였습니다. 아이들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면서 자연스레 공무원들과 정치인들과 소통하게 되었고, 이후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 비상임이사, 주정차심의위원, 교통심의위원 등을 맡으며 시의 정책 결정 과정과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조금씩 직접 보고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행정과 정책이 시민 삶에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체감하게 되었고, 마음속에 작은 책임감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 어려운 질문에도 차분히 답을 하는 최은희 시의원
한편으로는 남편과 함께 ‘화영주방’과 ‘남양고깃간’을 운영하며 정말 숨 돌릴 틈 없이 살았습니다. 연말 시즌을 준비하고, 메뉴를 바꾸고, 방송에도 출연하고, 유튜브를 찍으며 하나하나 부딪히며 배워 나갔습니다. 그렇게 5년쯤 지나자 매출도 늘고 매장 운영도 조금씩 체계를 갖추게 됐을 무렵, 문득 ‘이제는 나를 넘어서 지역을 위해 “무언가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말한다면?
저의 가장 큰 장점은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추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거나, 고객 응대를 개선해야 할 일이 생기면 밤늦게까지 자료를 찾고 직접 부딪혀보는 과정을 반복해왔습니다. 그런 생활이 몸에 배다 보니, 의정활동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힘이 생긴 것 같습니다.
또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특히 어르신들께 먼저 인사드리며, 다가가는 걸 즐깁니다. 어린 시절 3대가 함께 사는 집에서 자랐고, 부모님께서 시골에서 농사 지으시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어르신에 대한 공경과 정을 배웠습니다. 지금도 지역의 이장님이나 어르신들을 뵈면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며 더 잘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마음이 행동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부탁하면 잘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외면하기보다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때로는 스스로를 돌보는 데 소홀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저의 진심에서 비롯된 부분이기에, 요즘은 균형을 잘 맞춰가며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지역과 시민을 위해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의원 1년 가장 보람찼던 일은?
의원으로서 보낸 1년, 사실 하루하루가 보람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관항1리 노인회장님을 모시고 마을회관 앞에 노인보호구역 설치를 위해 시청을 함께 방문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신청서 작성부터 접수까지 어르신께서 낯설고 어려워하셨기에, 제 손으로 직접 도와드렸고, 함께 오가며 나눈 대화 하나하나가 지금도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팔탄 어르신을 농어촌공사에 직접 모시고 가서 민원을 해결해드렸던 일도 비슷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르신들께서 행정을 직접 접하기엔 여전히 벽이 높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되는 한 저는 동행하며 그 벽을 조금이라도 낮춰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 진심을 알아주시고, 흐뭇하게 웃어주시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주실 때, 제 마음도 따뜻해지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정책이 예산으로 실현되는 순간, 가슴이 뛰고 설렘이 생깁니다. 그저 아이디어로 머물지 않고, 실제 시민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 때, 그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시의원이 되자마자 5분 발언과 공약 실천으로 추진한 ‘노란색 횡단보도’와 ‘방호울타리 설치’ 사업이 있습니다. 2024년 10월까지 서부지역 전역에 설치를 마무리하며, 아이들의 보행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울초등학교 화장실 환경개선 사업에 26억 원의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탰습니다. 노후된 학교 시설이 개선되면 아이들이 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결과였습니다.
2024년 7월 향남지역 집중호우 당시 풍무교 하부와 상신리 일원을 직접 점검하고, 배수펌프 용량 증설을 본예산에 반영해 현재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현장에서 공무원들과 함께 원인을 살펴보고, 예산으로 실현되기까지 노력했던 그 과정 자체가 제겐 큰 의미였습니다.
이외에도 당정협의회를 통해 향남2지구에 지능형 CCTV 100대, 풍경공원 통학로에 CCTV 2대를 설치해 아이들의 안전을 챙길 수 있었고, 향남2지구 자동집하시설의 음식물 투입구를 폐쇄하고 RFID 방식으로 전환, 드론방제를 연 2회로 확대, 환경의 날 행사 장소를 조정해 예산 1,500만 원을 절감한 일 등도 시민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생활밀착형 변화들이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단지 ‘의정 성과’라기보다, 주민 곁에서 함께 웃고, 때론 함께 걱정하며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작은 실천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앞으로도 잊지 않고 걸어가야 할 길이기도 합니다.
4. 화성시의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하는 점이 있다면?
의회 안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사실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아직 초선 의원으로, 의회 전체를 평가하거나 개선을 말하기에는 경험도, 시간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바꿔야 한다’기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의회가 시민에게 더 가까이 가고, 더 많이 듣고, 더 투명하게 공유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의 완성은 현장에서 나오고, 그 현장은 늘 시민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의회는 행정의 감시자이자 시민의 대변자로서, 단순한 견제의 역할을 넘어 함께 지역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동반자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의회는 다양한 가치와 목소리가 모이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중요한 건 ‘듣는 태도’와 ‘협력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입장이나 관점은 다를 수 있지만, 그 끝은 늘 시민이어야 하니까요. 저 또한 아직 배우는 입장이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다름을 포용하며 더 나은 결론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야말로 의회의 본질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의정 활동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투명하게 공유하는 문화가 더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시민들께서 의회를 더 신뢰하고 가까이 느끼실 수 있어야, 진짜 민주주의가 작동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누구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의회 전체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문화이자 가치입니다. 저 역시 작은 역할이지만, ‘더 좋은 의회’, ‘더 따뜻한 정치’를 위해 조용하지만 꾸준히 질문하고 실천하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5. 지역구에서 본인의 역할은?
제가 맡고 있는 지역구는 향남, 팔탄, 양감, 정남, 봉담 일부로 구성된 화성 서남부권 농어촌 중심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농업, 축산, 어업 등 1차 산업이 생활의 기반인 곳이 많아, 주민들의 생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민원에 귀 기울이고 예산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은희 의원의 시간은 한 시간이 120분이다.
특히 폐기물 처리나 축사 등과 관련된 환경 문제로 인해 주민들이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사전에 살피고 조정하는 일, 그리고 민감한 사안일수록 더욱 균형 있게 해결해 나가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한 향남권은 자연부락과 신도시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보니, 주민 간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고, 행정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가교 역할을 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역 전역의 어린이보호구역과 통학로 안전시설을 하나 하나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는 일 역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제 소임입니다.
아이들이 더 안전하게 자라고, 부모님들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지역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6. 자신의 정치적 색깔은?
저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시의원이지만,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은 누구나 각자의 신념과 지향점이 있고, 진보는 진보의 자리에서, 보수는 보수의 자리에서 국민과 지역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고 믿습니다.
저 역시 정당의 철학과 방향을 존중하며 활동하고 있지만, 제 의정활동의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이념보다 더 앞서는 건, 눈앞의 주민의 삶, 그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하고, 어르신들이 불편 없이 일상을 보내시며, 농촌의 현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것, 그 모든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정치이고,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래서 저는 때로는 제 정치적 위치보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 불편함의 실마리에 더 귀를 기울이려 합니다. 민생 앞에서는 누구나 같은 마음이어야 하니까요. 지역 주민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지 못한다면, 어떤 색도 빛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다름을 안고 함께 가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누구의 편이라기보다, 늘 주민의 편에 서서, 따뜻한 시선으로 현실을 살피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정치란 결국 사람을 향하는 일이니까요.
7. 의정 활동 결과 관심이 생긴 분야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특히 관심이 깊어진 분야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에너지 전환과, 개발 이후의 환경을 어떻게 회복하고 조화롭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먼저, 이상기후와 지속적인 지역경제 발전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기술적 접근을 넘어서,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에너지 전환 모델, 예를 들어 구양리 햇빛두레발전협동조합처럼 민간이 주도하는 에너지 협동조합 방식은 우리 지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지자체의 좋은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하여 화성시 실정에 맞는 방식으로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는, 개발 이후 상대적으로 소외되거나 놓치고 있는 환경 문제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특히 남양호 수질 개선 문제는 단순히 하천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지역의 생태와 생활환경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를 위해 하수처리구역 확대, 노후 하수관로 정비, 축산분뇨 공공처리시설 설치, 인공습지 조성, 남양호 바닥 퇴적물 준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활오수와 비점오염원을 차단하고, 남양호의 수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과 예산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교육 인프라의 지역 불균형’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향남 지역은 도서관이나 이음터 같은 문화·교육시설이 부족해 많은 학부모님들이 주중이나 주말마다 서울, 동탄 등 외부로 나가 아이들의 교육을 해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둥지나래 어린이도서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며, 1층은 유아·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2층은 청소년을 위한 학습과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지역 밀착형 교육 인프라를 하나씩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개발과 보전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균형과 조화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환경과 교육, 일상이 함께 숨 쉬는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이 두 가지를 함께 이루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찾는 데 집중해 나가고자 합니다.
8.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의원 출마 당시, 저는 세 가지 약속을 드렸습니다.
“생활경제의 참일꾼이 되겠습니다.”
“행정과 주민을 잇는 다리가 되겠습니다.”
“낮은 자세로 귀 기울이며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이 다짐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운동화를 신고,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시민의 삶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직접 발로 뛰고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듣는 것이 저의 방식이자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같은 이상기후 속에서도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시는 시민 여러분을 뵐 때마다, 제가 더 힘을 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시민 여러분의 삶 한가운데서 늘 함께 숨 쉬고, 함께 걷는 ‘운동화 의원’으로 남겠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언제 어디서든 활기차고 따뜻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