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예술인협회, 2025년 문학·미술의 주인공 발표

  • 등록 2025.07.14 1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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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구상솟대문학상 서성윤, 고명숙 시인 공동 수상
제8회 이원형어워드 문정연 화가 선정

한국장애예술인협회(석창우 대표)에서 2025년 구상솟대문학상과 이원형어워드 수상자를 발표했다. 제35회 구상솟대문학상은 서성윤(남, 44세, 전신마비)과 고명숙(여, 51세, 뇌병변장애) 시인이 공동 수상했고, 제8회 이원형어워드는 문정연(여, 62세, 지체장애) 화가가 선정됐다.
 

2025년 제8회 이원형어워드 당선작 ‘흐름의 자유2’ 문정연 作

▲ 2025년 제8회 이원형어워드 당선작 ‘흐름의 자유2’ 문정연 作

 

2025년 구상솟대문학상

2025년 구상솟대문학상은 상금이 500만원으로 확대돼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당선작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들의 토론도 뜨거웠다.

2025 구상솟대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당선작으로 서성윤의 시 ‘동네에서 같이 살기’와 고명숙의 시 ‘운명의 기도’를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강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는 두 시인의 작품들 중 어느 한편을 선택하기보다는 두 편을 모두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것이 문학상의 취지를 풍성하게 살린다고 판단해 공동 수상으로 결정했다.

서성윤 시인은 20세 때 뺑소니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상태에서 마우스 스틱을 입에 물고 글을 쓴다. 2006년 사고로 중단한 대학 공부를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에서 마치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2025년 구상솟대문학상 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맹문재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당선작인 ‘동네에서 같이 살기’에 대해 “사마귀조차 귀한 인연으로 여기고 동네에서 같이 살려고 하는 대상애(對象愛)를 보여주고 있다. 점점 이기적 개인주의에 함몰돼 공동체의 가치가 무너지는 현대 사회의 상황에서 작품의 주제 의식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서성윤 시인은 수상 소감으로 “2010년 졸업 당시, 필력을 쌓아 언젠가는 솟대문학상을 받고 싶다고 다짐했었다. 비록 1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이처럼 오래도록 품었던 각오를 현실로 만들게 돼 더없이 영광스럽고 감격스럽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또 한 명의 당선자 고명숙 시인은 중증의 뇌성마비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직업전문학교 시절인 1999년에 ‘솟대문학’에 시를 보내 한 번 실린 적이 있다. 그 후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끼고 고민하는 것들을 조심조심 꺼내어 시를 썼다. 맹문재 교수는 당선작 ‘운명의 기도’에 대해 “갑인(甲寅)생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의 의미를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차원으로 인식한 점이 눈길을 끈다”고 평가했다.

고명숙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고 “이 큰 영광이 주어진 데 대해 스스로 그 타당성을 부여하기가 여간 조심스럽고 낯설고 쑥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솟대처럼 하늘을 향해 묵묵히 글을 쓰는 시인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25년 이원형어워드

2025년 이원형어워드는 서양화가 문정연 작가에게 돌아갔다. 2010년 남편이 교통사고로 중증장애인이 됐고 문정연 작가 본인은 2011년 골육종으로 지체장애를 갖게 됐는데, 그 후 부부는 미술을 배우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남편은 회화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부부 장애인 화가이다.

이원형어워드 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현희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수상작 ‘흐름의 자유2’에 대해 “작품 속 흔들리는 시선은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녹여 단순한 선조차 물결의 리듬으로 되살린다. 이러한 물성과 치유의 메타포는 존 듀이의 ‘경험으로서의 예술’과 공명하며, 니콜라 부리오가 제시한 관계 미학의 상호작용적 장을 더욱 확장한다. 특히, 이 자전적 흔들림을 통한 작가의 작품 형성 과정은 개인적 치유를 넘어 인류의 사회적·공동체적 치유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문정연 작가는 “늦은 나이에, 그것도 장애를 갖게 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미술의 길을 걷기 시작했기에 이번 수상은 더욱 뜻깊고, 저 자신에게도 놀라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기자 jcomaqkq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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