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지가 벌서 20년이 된 현재는 신토불이란 말 대신 ‘로컬푸드’라는 말이 자리를 잡았다. 뜻은 서로 비슷하다. 사람이 사는 땅에서 함께 자란 농산물이 몸에 좋다는 뜻이다. 굳이 로컬푸드를 해석하자면 ‘향토음식’ 정도가 되겠지만 속뜻은 신토불이에 가깝다.
자라고 난 땅에서 나온 음식 재료가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그것도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있어야 신토불이가 됐건 로컬푸드가 됐건 가능하다, 그리고 둘째로 농산물을 유통시키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과 마지막 세 번째로 지역의 음식을 소비시켜줄 좋은 시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삼박자를 고루 갖춘 도시가 화성이다.
서울보다 1,4배의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도농복합도시 화성은 대도시와 농촌을 고루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자족도시다. 화성시에 로컬푸드가 시작됐던 것은 지난 2014년 채인석 전 화성시장이 재임하던 당시다. 그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화성시의 로컬푸드 정책은 현재 자리를 잡았다.
▲ 화성시 로컬푸드 이원철 이사장
그리고 2023년 현재 화성의 로컬푸드는 이원철 이사장이 이끌어 가고 있다. 지난 4월 7일, 로컬푸드 직영매장 본점에서 만난 이원철 이사장은 살아 있는 로컬푸드의 신화 그 자체다. 로컬푸드의 시작점에서 함께 했던 이 이사장은 농협 조합장에서부터 로컬푸드 이사장까지 화성시의 농산물 유통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물이다.
이 이사장은 “로컬푸드의 성장은 지난 2019년까지였다. 그 이후 더 확장하려 했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2년 동안 주춤하면서 성장을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전 서철모 시장은 자신의 주장에 따라 공공시설을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 잠시 성장을 멈추엇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제 성장의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 로컬푸드 확장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다. 이 센터장은 “농산물 거래는 유통이 매우 중요하다. 농민이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유통단계에서 망가지면 농사 자체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농협 하나로마트나 공공기관의 설계 당시부터 코너에 우리 농산물 직거래 센터가 별도로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로컬부터의 주거래처로는 화성시 관내 학교라고 설명하는 이 이사장은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농산물은 현재 화성시에서 유통되는 농산물 중, 최상등급의 농산물이 우선 공급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이것저것 합하면 약 600억 정도가 된다. 그중, 학교급식이 350억 정도의 매출을 올려주고 있다. 농민들의 처지에서 보면 학교급식은 소중한 시장이기 때문에, 최상등급 농산물이 우선 배정된다”고 한다.
▲ 화성시 로컬푸드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의 품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원철 센터장
이어 이 이사장은 “로컬푸드를 통해 유통되는 농산물의 가격경쟁력이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품질 경쟁력은 아주 우수한 편이다. 로컬푸드 사업 자체가 시에서 출연한 기관이기 때문에 공공성과 공익성에 대해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후에 수익성을 생각한다, 때문에 품질 하나만은 믿고 사셔도 된다. 여기에 혹시나 해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시쳇말로 빡세게 하고 있다. 유통량이 많아질 때는 외부기관에 위탁까지 하면서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그러니 나쁜 품질의 농산물이 유통될 리가 없다”며 로컬푸드 농산물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로컬푸드의 운영상 어려운 점에 대한 질문이 들어가자 이 이사장은 “기존에 납품을 하시면서 여유가 생긴 농민들과 새로 입점하신 분들 간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한다. 이 이사장의 말은 그만큼 로컬푸드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말도 된다.
또한 이 이사장은 “우리 직원들이 공생하는 건 다 알고 잇는 사실이다. 그러나 열정페이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도 시 산하기관인 만큼 급여문제는 개선이 조금 필요하다. 현재 로컬푸드에는 총 103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사실 일부 직종에서는 이직률이 높다. 급여에 비해 일의 강도가 쎄기 때문이다. 이점을 위에 계시는 분들이 참고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화성시에는 자체 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3만개 정도 있다. 이 기업들과 로컬푸드를 연결하는 방안을 지금 착실하게 연구 중에 있다. 다른 시는 몰라도 우리 화성시는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산물 유통이 100% 가능한 도시다. 다만 우리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라며 관내 기업들에게 화성시 생산 농산물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한편. 이 이사장은 인터뷰 말 미에 다시 한번 직원들의 수고를 이야기하며 “농사는 짓는 것만 고단한 것이 아니다. 농산물은 보관과 유통에서 자칫 실수하면 아예 버리게 된다. 그래서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의 강도가 높다. 그것을 조금 알아주셨으면 한다”며, “늘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고개가 숙어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