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 신설 추진 임태희 교육감, 2011년 카이스트 연쇄 자살 사태 잊었나?

2024.04.26 17:03:19

2011년 카이스트 연쇄 자살 사태 당시 임 교육감 청와대 실장 재직

 

(경인뷰) 경기도의회 유호준 의원은 26일 경기도의회 제37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난 23일 경기도교육청이 과학고 추가 설립 추진을 발표한 것에 대해 “2011년 MB정부의 경쟁·서열화 교육정책으로 인해 카이스트 구성원들이 연쇄 자살할 때 청와대 대통령실장으로 계셨던 임태희 교육감이 이제는 경기교육의 아이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려고 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3일 경기도교육청은 이공계 인재 육성 방안의 하나로 과학고등학교 신설을 공식화했다.

임태희 교육감이 대외적으로 과학고 신설 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호준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학생 중 3%, 거의 한 반에 한 명꼴로 우리 아이들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고 특목고 학생 중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 봤다는 응답이 30%가 넘고 실제로 일반고의 자살자 비율은 줄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특목고의 자살 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다”며 중학생과 특목고 학생의 자살 시도율이 높은 상황을 언급한 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교육청의 과학고 신설 추진 발표는 그 자체로 경기교육의 미래를 더 불행한 교육, 아이들을 불안·우울·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임태희 교육감이 청와대 대통령실장으로 재임하던 2011년 당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함께 카이스트 개혁을 추진하다 카이스트 구성원들이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을 거론하며 “우리 아이들을 2011년의 카이스트 구성원처럼 더 불행하고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더 많은 아이들이 자살을 생각하고 시도하게 만들 그런 경기교육의 퇴행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미 실패한 MB식 경쟁·서열화 정책은 2011년 카이스트 구성원들의 죽음 앞에서 멈췄어야 한다”며 경쟁·서열화 교육정책의 수정을 요구했다.

2011년 당시 특목고 학생이었던 유 의원은 “그 당시에도 일제고사 실시 등을 포함한 획일화된 경쟁·서열화 교육정책에 항의하며 일제고사 응시를 거부한 바 있다”며 본인의 경험을 언급한 뒤 “지금은 이제 경기도의원으로 다시 부활하려 하는 MB식 경쟁·서열화 교육정책에 맞서겠다”고 다짐하며 이날의 5분 발언을 마무리했다.

5분 발언 종료 직후 유호준 의원은 “교육청은 ‘인공지능 시대 변화를 선도하는 미래인재’ 양성을 얘기하지만, 정작 한국 이공계 교육의 문제로 지적받는 ‘개성 없는 획일화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이 안 보인다”고 지적한 뒤 “고액 사교육비 지출을 부추기는 일부 학생들을 위한 과학고가 아닌, 미래산업과 연계된 특성화고 확대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최상위권 학생만을 위한 과학고가 아닌 다양한 학생들을 위한 교육 기회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교육청의 과학고 신설 추진이 실제로는 사교육 카르텔 확대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선호 기자 booms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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