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대한민국은 온통 의문투성이의 어려움이 길바닥의 돌멩이처럼 멀려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청소하지 못해 무엇부터 정리해야 할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대통령은 없는 상태다. 망상으로 시작한 비상계엄을 통해 스스로 직위를 박탈당한 사람이다. 다른 말로는 ‘탄핵’이라고 한다. 한 나라의 비상계엄은 국가의 존망 위기에나 가동할 일인데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국가의 존망 위기와 동급으로 봤다. 탄핵당해도 싼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대통령 궐위 때문에 발생한 대통령 선거기간이다. 야당의 대통령 후보와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연일 서로를 향해 입에 담기 거북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먼저 야당 후보인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방을 들어보면 인성에 대한 것이 제일 많다. 어느 여배우와의 염문설, 형수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주변 인물들의 이해하기 어려운 자살, 조폭 연루설 등 걸러 듣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이어 여당의 후보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철 지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는 현실감각 없는 꼰대다. 국민의힘 자체가 진영 논리로 간신히 21세기까지 살아왔으니 이해는 되는데 한심하기는 하다. 그리고 춘향전을 춘향이 따 먹는 것으로 이해하고, 우리나라의 잘사는 정도를 설명하며 “우리나라에서 청바지 한 장 살 돈이면 러시아 여성과 하룻밤 정도로”라는 말을 할 정도로 여성비하를 곧잘 무 감각적으로 하는 인물이다. 거기다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중국과의 일대일로를 추진하려 했던 이력이 있을 정도로 국제 감각이나 경제 감각도 없다.
또 다른 야당 후보인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는 보수계열이라고 하지만 대통령 탄핵을 찬성했다는 것과 40대 기수론을 앞세우고 있다는 정보밖에 없다. 그나마 심한 범죄 이력이나 망친 사업이 없다는 것 정도일 뿐, 그 자신에 대한 철학과 홍보가 너무 부족하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비용이 모자라 결국 국민의힘과 합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돌고 있다.
대한민국의 외부적으로는 반세기 만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미국의 대통령이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유무역주의를 버리고 고립정책을 표방하는 바람에 온 세계가 시끄럽다. 지난 30여 년간 신자유주의 아래서 한 자리를 차지하려 애써왔던 한국의 위치가 애매해지는 시점이다.
전쟁은 아메리카 대륙을 제외하고 거의 전 지구적으로 발생 중이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을 넘기며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리고 중동에서는 여전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대립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인도와 파키스탄이 새로운 포문을 열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한때 선진국에 진입했다며 기뻐하던 때도 잠시, 지금은 경제성장률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만큼 거의 모두가 ‘경제, 경제, 경제’를 외쳐대지만 뾰족한 방법이 있거나 희망적 메시지는 거의 없다. 또 정치인들은 누구나 다 한목소리로 AI를 외치며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방법도, 목표도, 비전도 없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강력한 지도력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비전을 제시해 길을 만들려는 사람은 필요하다. 그리고 함께하자고 거듭 설득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상대가 국가이건, 정당이건 누구일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