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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오산시의회 파행 깊게 들여다보면?

하나에서 다섯까지 내로남불 속사정
자존심 싸움 이면에는 무엇이 있나!

1.  사건의 시작

 

오산시의회의 파행에는 여러 사람과 기관장들이 관련되어 있으나 시작은 오산시의회의 눈치라고는 일도 없는 거침없는 행동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견해가 많다.

 

오산시의회는 지난 추경에서 오산시체육회 예산 중, 오산시체육회의 ‘체육인의 밤’ 행사 및 ‘오산시체육회 워크숍’ 예산 2,700만원 중에 워크숍 예산 1,100만원을 삭감했다. 이에 격분한 권병규 오산시체육회 회장은 시민의 날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우리 체육회 예산 삭감한 오산시의회 의원들을 의원 대접하지 않겠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 오산시의회 민주당 시의원들이 오산시의원을 무시했다며 이권재 오산시장의 사과와 권병규 오산시체육회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이에 격분한 오산시의회는 지난 9월 13일, 오전 10시 제278회 오산시의회 제3차 임시회 본회의 개회를 시작하자마자 3분 만에 정회를 선포하고 오산도시공사 설립에 대한 조례안 및 여타 조례안 38건을 다음 임시회로 무기한 연기시켰다.

 

또한 오산시의회 의원들과 공무원들이 지난 8월 중순 약 5,000여 만원의 예산으로 6박9일 동안 북유럽 해외연수를 다녀왔던 ‘오산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결과 보고의 건’도 당분간 들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어 오산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18일 오후 3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여러 “언론이 집행부의 받아쓰기를 해가며 의회의 고유권한인 예산 심의권을 겁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오산시의회 의원들은 오산시장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 의심과 추측이 들어서 기자회견을 했다”라는 말을 너무도 당당하게 했다.

 

2. 꼬투리들 속에 숨겨진 내용들

    오산 도시공사 설립  반대는 하고 싶은데..,

 

과연, 오산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단순하게 오산시체육회 워크숍 예산 1,100만원으로 인한 오산시체육회 권병규 회장의 의회 무시 발언 때문에 무기한 정회까지 하며 동료의원들에는 ‘거수기’라 비하하고, 출입 기자들에게는 ‘받아쓰기 기자’라며 싸잡아 비난했을까?

 

혹시 다른 이유가 없을까 생각해 보면 ‘있다’라는 답이 나온다. 바로 ‘오산 도시공사 설립’의 문제다. 이번 제278회 오산시의회 제3차 임시회 본회의에서는 ‘오산 도시공사 설립의 안’이 상정되어 있었다.

 

이 문제와 관련, 오산 민주당에서는 도시공사 설립에 대해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혀 왔지만 반대를 위한 대외적인 명분과 설득력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반면, 오산시 집행부는 오산 도시공사 설립이 현 이권재 오산시장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지만 갈수록 격해지는 지방자치단체 간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오산시가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주요 현안을 도시공사를 통해 해결해 보려 하고 있었으며 이와 관련된 설명회와 홍보전을 지속해서 펼치고 있었다. 민주당은 반대했지만, 올해 안에 도시공사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의회 파행으로 인해 도시공사 문제는 심의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오산시체육회 문제를 핑계로 다음 회기로 자동 연기됐다. 물론 의원단 일행들의 5,000만원이 넘어가는 공무출장 보고회도 미뤄졌다.

 

▲ 오산도시공사 설립을 주요공약으로 했던 이권재 오산시장

 

3. 또 다른 꼬투리 오산시의회 남북유럽 연수

  “유럽 여행 공짜로 가고 싶으면 의원 돼라.”

 

권병규 오산시체육회장은 지난 13일 오산시체육회 워크숍 예산 1,100만원 삭감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오산시의회 의원들은 시민 혈세 수천만을 써 가며 봄`여름 해외로 나간다. 그런데 우리 예산 1,100만원은 맘대로 삭감했다. 이래도 되는 것이냐?”라며 의회를 다시 한번 비난했다.

 

오산시의회 의원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올해 들어 오산시의회 의원들이 봄철에는 남부유럽 그리고 한여름 태풍이 오는 시기에 북유럽에 다녀온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높았다.

 

법적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의원들의 봄`여름 유럽 연수는 오산 시민들의 저녁 술안주가 됐다. 오죽하면 “꼬우면 의원 돼라!, 유럽 여행 공짜로 가고 싶으면 의원 돼라!,”는 말이 자주 나왔다. 그런데 오산시의회 의원들은 오산시체육회 단체장의 “의원 대접해주지 않겠다”라는 발언에 격분해 임시회를 무기한 정회시키며 도시공사 설립을 포함한 38가지 조례안을 뒤로 밀려나게 했다.

 

▲ 오산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이상복 의원과 조미선 의원

    "우리는 오산시장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의원이 아니다" 항변

 

4. 당론인가 거수기인가?

   누가 거수기인지 당사자들만 몰라

 

성길용 오산시의회 의장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의회 입장문을 발표할 때, 오산시의회 일동이라는 표현과 관련,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산시장의 거수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그들이 빠진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거수기'라는 뜻은 손을 드는 기계라는 뜻으로, 회의에서 가부를 결정할 때 자신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손을 드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과연, 오산시의회에서 진정한 거수기는 누구일까? 의원들은 잘 모른다. 왜냐하면 거수기라는 말이 남을 비하하는 말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의원들 앞에서 “당신은 거수기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상당히 많은 사람은 오산시의회에서 누가 진정한 거수기인지 대체로 정확히 알고 있다. 다만 의원들만 모를 뿐이다.

 

그런데도 성 의장은 공식적인 기자회견에서 같은 당 소속 의원이 아니고, 자신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료의원을 거수기로 몰았다. 돌이켜볼 때, ‘서울대병원 부지’와 관련해 발생했던 여러 가지 일들 특히 환매권 관련해서 보면, 오산시의회에서 누가 진정한 거수기이었는지는 좀 더 정확하게 유추해 볼 수 있다.

 

▲ 제278회 오산시의회 제3차 임시회 본회의가 시작되자 마자 무기한 정회를 선포 한

     성길용 오산시의회 의장

 

5. 오산시의회 파행의 피해자들은?

  시민 그리고 기자들...,

 

제278회 오산시의회 제3차 임시회 본회의 파행과 관련, 제일 큰 피해자는 오산 시민이다. 의회 기능의 상실로 인한 집행부의 동력 상실로 이어지면 결국 피해는 시민의 몫이 된다. 18일자 화성시의 주요 안건은 동탄 ‘트램’이었다. 이 안건을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을 것인가의 문제가 기자회견으로 이어졌다. 반면 오산은 오산의 성공적인 도시경쟁력 제고를 위한 도시공사 설립이 무산되면서 오산 도시공사 설립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대책 없이 연기됐다.

 

그리고 이를 취재하고 있던 오산시 출입 기자 50여명은 졸지에 '받아쓰기 기자'가 되는 오명을 들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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