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평택-서울고속 총파업 돌입 초읽기

11월22일 최종 조정 결렬시 전면파업 선언

2년간 임금동결로 저임금·장시간운전으로 내몰려
경영진은 노동자에게 책임전가, 평택시는 사태 방관해 파업 부추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산하 서울고속지부(지부장 박창규, 아래 지부)가 전면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 사진은 지난 8월9일 경기도 버스준공영제 전면실시를 주장했던 경기도 버스노조원들의 시위 모습

지부는 11월22일 예정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아래 경기지노위)의 2차 조정회의 결과 지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면파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부는 지난 11월1일 경기지노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접수한 뒤 한차례 조정회의를 가졌으나 노사의 현격한 입장차이로 결렬 위기에 처해있다. 따라서 지부는 11월20일과 21일 양일간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서울고속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올해 임금을 놓고 8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고속은 평택 시내 35개 노선에 68대가 운행 중이며, 하루 탑승승객은 평택시 인구 35만명의 10%에 약간 못 미치는 3만여명에 달한다. 따라서 파업이 현실화되면 이에 따른 시민 불편과 혼란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고속지부 박창규 지부장은 “잇따른 대형 버스참사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버스노동자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환경이 서울고속에서 집약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더이상 시민의 안전과 대중교통의 서비스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시민의 발이라는 자부심으로 계속 인내하기에는 서울고속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강조했다.

지부에 따르면, 서울고속은 지난 2년간 임금이 동결되었다. 생활임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저임금구조는 버스노동자를 장시간 운전으로 내모는 한편, 열악한 노동환경은 운전기사의 잦은 이직을 불러와 남은 노동자들이 무리한 운행을 강요받는 실정이다.

서울고속은 지난 2014년에 임금을 11만원 인상한 뒤로 지금껏 임금 인상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는 매년 증차에 따른 비용과 재정지원금의 감소, 통상임금 소송 합의금 지급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며 노동자의 양보를 강요해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택내 다른 시내버스회사와 임금 불균형이 심해졌다.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한 P사에 비해 월 57만원이 적고, 아직 타결은 못한 H사의 경우 내년 최저임금인 7,530원을 적용해 임금이 인상되면 서울고속에 비해 월 33만원이나 더 높다. 특히 서울고속과 P사, H사 등 3개사는 반경 2km 안에 차고지가 모여 있어, 임금 격차를 방치할 경우 운전기사 인력의 대거 이탈이 예상되고 있다.

2년간의 임금 동결로 서울고속 버스노동자의 올해 시급은 7,393원으로 내년 최저임금에 못 미친다. 하루 16시간을 운전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 근무제에서 한달 협정근로일수인 13일을 일하면 수당을 합쳐 월급이 260여만원이고, 여기서 세금을 제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220여만원에 불과하다. 자연히 생활임금을 벌기 위해 3~4일은 기본이고 7~8일까지 더 일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복격일제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많게는 한달에 20일을 근무해 월 근로시간이 320시간이라는 살인적인 수치를 기록하기도 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정한 버스노동자의 최소 휴식시간 8시간이 제대로 지켜질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 조합원은 “차가 안 밀려도 왕복 2시간30분이 걸리는 긴 노선을 하루 5회 운행하면 하루 16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다음날 운행까지 8시간을 못 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박지부장은 “버스노동자들의 의무인 시민의 안전과 서비스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적극적인 경영개선 의지나 노력 없이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경영진도 문제이지만, 감독기관인 평택시는 8시간 휴식시간 법 위반을 제재하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고, 세금으로 재정지원을 하는 버스회사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적인 개입을 방관하며 사태를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서울고속지부는 오늘(2017.11.20.) 오전 사측과 조정 신청 후 2차 교섭을 하였으나, 회사는 여전히 시급 2%대 인상을 고수하고 있을 뿐, 노조의 목소리를 반영한 현실적인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서울고속지부는 오늘과 내일에 걸쳐 지부 소속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파업에 돌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전경만 기자


포토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