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의 순국 116주기이다. 안 의사는 지난 1910년 중국 뤼순에서 순국하시고,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아직도 의사의 유해는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2008년에 한 번 유해발굴 시도가 있었다. 우리와 함께 중국, 북한이 참여했다. 하지만 발굴은 실패로 끝났다. 당시 제보자가 제시한 사진은 일본인 묘지 구역의 사진이었다.

▲안태근 대구한의대 교수·안중근의사뼈대찾기사업회 회장
발굴이 실패로 끝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각해 보면, 안 의사를 교수형 후 일본인 묘지 구역에 묻을 리는 만무하다. 2008년 당시에 자료를 맹신하고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는 중국 정부의 확실한 지원과 설득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발굴 때 약 500m 떨어진 곳에 있던 수인(죄인) 묘지 구역은 유력한 안 의사 매장지였다. 그런데 이곳을 발굴하지 않고 조사를 종료했다. 왜 그랬을까? 언덕 너머에 있는 유력 매장지를 왜 발굴하지 않았을까? 이것이 내내 궁금하였는데 2025년 1월에 국회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발제자이며 당시 유해발굴단장이었던 전 충북대 박선주 교수의 발제문을 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발제문을 보니 “일아감옥구지 일대에 대해 현장을 보존해 줄 것을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 이 지역은 이미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되어 개발이 불가하다고 중국 측이 전해왔다.” 결국 가장 유력한 지역이지만 중국 측의 불허로 발굴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 글을 읽자 지난 18년간의 의문이 풀렸다. 그동안 국가보훈처(지금의 국가보훈부)는 내내 그 지역은 안 의사의 유해 매장지가 아니라고 극구 항변해왔었다. 그러나 사실은 중국 정부의 발굴 허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밝히지 못하고 애매한 곳만 발굴했다.
물론 발굴의 결과가 무의미하지는 않다. 최소한 이곳이 유해매장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8년이 흐르도록 보훈처는 아무런 발굴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담당자는 바뀌고 매번 제자리를 맴돈다.

▲ 안중근 의사 추모식 사진
나는 2010년 3월 26일에 방송된 EBS 다큐 <안중근 순국 백년 안 의사의 유해를 찾아라!>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 매장지가 중국 대련시 여순구의 수인묘지 구역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 다큐는 오랜 시간 동안 제작을 위해 모은 자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해, 그해 ‘이달의 PD상’ 까지, 수상했다. 진정성이 담긴 다큐라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들었다.
당시 수집한 자료들을 보훈처 및 관련부처와 심지어 청와대에 까지 전달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그때는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결론은 나의 건의가 담당 부처인 국가보훈처의 담당자에게 패스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어느 날 담당자 H 사무관이 내게 전화를 하여 알게 됐다. “안 선생님, 아니라는데 왜 그러세요?” 나는 담당자의 이런 반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제보자에 대해 보인 반응은 뜻밖이었고 이 분이 그동안 나 때문에 힘들었겠구나 싶은 측은한 마음까지 들었다.
나는 2010년 3월에 순수한 민간기구인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를 결성하고 전단지 10만여 장을 돌리고 본격적으로 대국민 홍보 및 관계기관을 찾아다녔다. 아직도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바 없다. 그동안 안중근세미나만도 모두 72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아직도 발굴 사업은 요원하고 나의 활동도 무기력해졌다. 지하에서의 116년이라면 유해가 우리를 기다려주고 있을까? 이러한 의문이 무기력해지는 나를 정신 차리게 한다.
그동안 나와 사업회는 모두 네 권의 책을 발간했다. 2014년 『안중근 순국 백년 안 의사의 유해를 찾아라!』, 2015년 『돌아오지 못하는 안중근, 2016년 『安重根 硏究』(중국요녕민족출판사 출간), 그리고 2025년 『대한국인 안중근 봉환』이다. 이 책들은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과 봉환에 대한 보고서이며 보훈부에 전하는 메시지이다. 국가보훈부는 이제 솔직하게 그리고 먼 길 돌아가지 않도록 유해발굴 및 봉환 사업에 임해야 한다.
국가보훈부는 얼마 전인 3월 18일 유해발굴 민관협력단을 발족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중국과의 협의이다. 민관이 협력도 필요하지만, 사업의 실질적인 진행은 중국과의 협력이 우선이다.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사업의 실행이 중요하다. 이 사업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업이 아니다. 안 의사의 유해를 고국으로 봉환해오는 일은 후손 된 도리이며, 그 봉환이 이루어지는 날 우리는 진정한 대한국인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자랑스러운 후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