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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먹은 나뭇잎

시인 이생진

시인 이생진
 
충남 서산
현대문학 시 '제단' 등단
수상
2002년 윤동주문학상
2001년 상화시인상

 

 

벌레 먹은 나뭇잎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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