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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숨은 해결사, 숲의 거인 ‘코끼리’

WWF, 8월 12일 ‘세계 코끼리의 날’ 맞아 생태계를 유지·복원하는 ‘생태계 공학자’로서 코끼리의 가치와 보호 필요성 강조

WWF(세계자연기금)이 ‘세계 코끼리의 날(World Elephant Day)’을 맞아 생태계를 유지하고 복원하는 ‘생태계 공학자(Ecosystem Engineer)’로서 코끼리의 가치와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뭄 기간에 나무를 먹고 있는 코끼리(© WWF-US/ Bruce D. Taubert)

▲ 가뭄 기간에 나무를 먹고 있는 코끼리(© WWF-US/ Bruce D. Taubert)

 

8월 12일은 ‘세계 코끼리의 날’로, 멸종 위기에 처한 코끼리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제정됐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아시아코끼리, 사바나코끼리, 둥근귀코끼리 등 총 3종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높은 지능으로 집단생활을 하는 코끼리는 숲과 초원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복원하는 ‘생태계 공학자’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와 불법 상아 밀렵으로 인해 코끼리의 개체 수는 급감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는 모든 종이 위기종으로 등재돼 있으며, WWF의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둥근귀코끼리는 2004~2014년 사이 개체 수가 약 80% 감소해 현재 ‘위급(CR)’ 단계로 분류된다. 또한 보르네오 아시아코끼리의 경우 지난 75년간 광범위한 벌목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현재 약 1000마리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멸종위기(EN)’ 단계로 분류돼 있다[1].

WWF는 정부, 지역사회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해 보호구역 확대, 서식지 모니터링, 반밀렵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앙골라, 보츠와나,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브웨 등 5개국에 걸친 최대 자연보전지역인 ‘카방고-잠베지 통합보전지구(Kavango-Zambezi trans-frontier conservation area, KAZA)’에서는 코끼리 보호를 위한 모니터링과 반밀렵 기술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MIKE 프로그램(Monitoring the Illegal Killing of Elephants)을 통해 불법 상아 거래 추적과 밀렵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먹이활동으로 탄소 저장고인 숲을 지키는 ‘코끼리’

코끼리는 숲의 건강성과 기후 안정성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다. 하루 약 150kg 이상의 식물을 섭취하며 풀과 나무를 뜯고, 잎과 가지를 벗겨내는 먹이활동은 식물 밀도를 낮추고 대형 나무의 성장을 촉진한다.

또한 코끼리는 다양한 열매를 먹고 씨앗을 배설물과 함께 넓은 지역에 퍼뜨리며, 숲의 재생을 돕는 ‘씨앗 배달부’ 역할도 수행한다. 일부 단단한 씨앗은 소화 과정을 거치며 발아율이 높아지고, 탄소 흡수력이 높은 대형 수종의 확산에 기여한다. 이러한 대형 나무는 탄소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어 코끼리의 활동은 숲의 탄소 포집 능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코끼리 한 마리는 숲의 탄소 흡수력을 약 250에이커(100만㎡)까지 높일 수 있으며, 이는 연간 약 2000대 차량의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수준이다[2]. 특히 열대림과 같은 고탄소 저장 생태계에서 그 효과는 더욱 크다.

코끼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곧 숲의 균형이 무너지고, 탄소 흡수 및 산림 재생 능력이 약화되며, 기후위기 대응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코끼리 보호는 단순한 종 보전을 넘어 지구의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해법이다.

함께 성장하고, 함께 애도하는 코끼리 가족

코끼리는 모계 중심의 가족 단위로 무리를 이루며 살아간다. 한 마리의 새끼 코끼리는 약 22개월의 임신 기간을 거쳐 태어나며, 이후 어미와 함께하는 암컷 무리 구성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한다. 암컷 새끼는 평생 모친 무리와 함께 머물 수 있지만, 수컷은 일정 나이가 되면 무리를 떠난다.

코끼리는 인간과 유사하게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등 지능이 높은 동물이다. 코끼리 무리 안에서는 놀이, 보호, 협력은 물론 애도와 같은 사회적 행동도 관찰된다. 특히 새끼가 죽었을 때 무리 구성원들이 시신 곁에 머무는 행동은 ‘장례 의식’과 유사하다고 여겨지며, 감정과 공감 능력을 가진 고등 동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WWF는 앞으로도 전 세계 파트너와 함께 코끼리 서식지를 보전하고 불법 거래를 차단하며, 사람과 코끼리가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1] https://iucn.org/press-release/202406/bornean-elephant-endangered-iucn-red-list
[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1-019-0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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