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니어북스가 신간 ‘책 읽는 동장님’을 출간했다.
▲ 박용석 지음, 도서출판 니어북스, 1만5800원
“이 작품은 구성 단계부터 주제 의식의 한계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측할 수 있고 뻔한 구닥다리 주제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구태의연한 주제를 신선하고 생동감 있게 만들고 한계를 훌쩍 넘어섭니다. 주제를 새롭게 해석해서 그 의미들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것이죠. 사랑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보게 하는 겁니다. ‘아, 이런 측면도 있구나!’ 하는.” 기존의 의미에 새로운 해석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선해 씨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 ‘책 읽는 동장님’ 198p
‘책 읽는 동장님’에서 독서모임 회원이 알베르 꼬엔의 ‘주군의 여인’에 대해 평가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책은 ‘사랑과 고독’을 주제로 한 여섯 권의 책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이 중심이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책은 독서모임 운영과 서평 쓰기 등 책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로 가득하다.
책의 저자는 책 제목처럼 송파구청에 근무하고 있는 ‘책 읽는 동장님’이다. 느즈막하게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어 8년 여의 시간을 보낸 후 본인의 독서모임 경험을 책 속에 온전히 담아냈다. 전작인 ‘모든 것은 독서모임에서 시작되었다’(공저, 2021.5 출간)에 이은 독서모임 이야기 2편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1~2부와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독서모임 첫날 이야기를 어릴 적 추억과 교차하는 형식으로 들려준다. 어쩌면 저자의 어린 시절 회상에서 더 큰 감동을 받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2부는 월 1회 개최된 여섯 번의 독서모임 스토리다. 2부의 각 글 뒤에는 저자가 운영하는 독서모임 ‘우공의 책 읽기’(고사성어 ‘우공이산’처럼 우직하게 책을 읽자는 생각으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 블로그에 올린 서평이 수록돼 책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부록은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방법을 다룬 ‘별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서모임 실제 발제문을 공개하는 등 저자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들려준다.
이 책은 △소설 형식으로 구성돼 있고 △프랑스 르몽드지가 선정한 도서 여섯 권에 대한 다층적인 분석을 시도하고 있으며(여섯 권의 책에는 ‘너무 시끄러운 고독’, ‘백 년 동안의 고독’, ‘테레즈 데케루’, ‘필경사 바틀비’, ‘한밤의 아이들’이 포함돼 있다) △독서모임 운영 방법을 소개하고 서평·독후감을 수록하는 등 여러 특징을 갖고 있다. 이중 가장 큰 특징은 소설 형식으로 돼 있다는 점이며, 소설처럼 가볍게 읽다 보면 저자와 함께 독서모임의 놀라운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독서모임을 주제로 한 세 번째 책을 쓸 계획임을 암시하고 있다. 토론 도서는 현대 소설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인 총 13권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독서모임 후 프루스트의 발자취를 따라 프랑스를 여행할 계획도 밝히고 있다. 어떤 내용이 책 속에 담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독서모임을 어떻게 운영하면 되는지, 서평과 독후감은 어떻게 쓰면 되는지 알고 싶은 관심 있는 분들, 책에 소개된 여섯 권의 책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의 일독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