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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땅출판사, 소설집 ‘무릎의 방’ 출간

수술대 위에서 마주한 ‘무릎의 방’, 고통과 고요의 공간에서 빛을 현상하는 인간의 이야기

농학박사이자 산악 사진가 정현석이 인간의 내면과 자연, 그리고 존재의 리듬을 탐색하는 소설집 ‘무릎의 방’(좋은땅출판사)을 출간했다.
 

정현석 지음, 좋은땅출판사, 360쪽, 1만6800원

▲ 정현석 지음, 좋은땅출판사, 360쪽, 1만6800원

 

수술대 위에서 느낀 ‘닫힌 무릎의 방’이라는 은유로부터 출발한 이번 소설집은 고립과 회복, 자연과 생명의 경계를 오가며 열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을 묻는다.

작가는 마취의 감각 속에서 ‘어둠의 방’으로 상징되는 고통의 순간을 삶의 리듬을 되찾는 암실로 변환한다. 폭설 속 설악산, 산골의 대피소, 미지의 땅 훈자 등 다양한 배경 속 인물들은 길을 잃고도 끊임없이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가’를 질문한다. 정현석은 이러한 물리적 여정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현상’해내며 고통을 단순한 상처가 아닌 새로운 빛으로 바꾸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특히 ‘무릎의 방’에는 저자가 오랜 세월 농업과 자연을 관찰해 온 감각이 녹아 있다. ‘열공이’에서 생명과 책임의 경계를, ‘호박 구덩이’에서는 땅의 인내와 결실을, ‘장터목 대피소’에서는 극한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다룬다. 그는 사진을 찍듯 세밀한 시선으로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고, 일상의 풍경을 빛과 그림자의 대비 속에 담아낸다.

정현석은 작가의 말에서 “고통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것을 이름 붙이고 색을 입히는 순간 삶은 하나의 사진이 된다”고 전했다. 이 문장은 ‘무릎의 방’ 전체를 관통하는 문학적 선언이기도 하다.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자신만의 암실 속에서 고통을 현상하고, 그 어둠 속에서 다시 살아갈 빛의 좌표를 찾아간다.

‘무릎의 방’은 단순한 자연 서사나 자전적 기록을 넘어 ‘존재의 감각’을 탐구하는 소설집이다. 일상의 균열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리듬, 그리고 인간이 끝내 회복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독자에게도 조용한 울림으로 남는다. 정현석은 이번 책을 통해 ‘삶의 어느 어둠도 결국 현상될 수 있다’는 믿음을 사진의 언어가 아닌 문장의 빛으로 건넨다.

‘무릎의 방’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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