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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창포 화성 발안 만세시장에 피다

단오로 하나 되는 다국적 대동 세상이 열렸다.

창포 물에 머리 감는 풍경은 한국의 단오 그 자체다. 한국의 단오는 중국의 단오와 달리 여름의 시작을 봄과 여름의 분기절이다. 홀수를 좋아했던 한국인들이 오와 오가 겹치는 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타며 또 씨름을 즐기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은 단오가 힘든 모내기가 끝난 시점에 만나는 여름의 시작 절기이기 때문이다. 그 단오날 행사가 오늘 화성 발안 만세시장에서 여름 잔치의 시작을 알렸다.

 

▲ 화성 단오문화제의 메인 테마 창포물에 머리감기에 나선 내빈들 (사진 세번째 유지선 화성문화원 원장)

 

화성문화원(원장 유지선)이 주관한 화성 단오 축제는 과거와 많은 것이 다르지만 또 과거의 맥을 이어가며 또 다른 대동 세상을 만들어 갔다. 과거 발안 시장은 경기 남부 삼일 운동의 정점이었다. 일제에 저항한 백성들의 삶의 쉼터이었던 발안 시장이 지금은 다국적 국제시장이 됐다. 화성의 발전과 함께 화성으로 흘러들어온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어울리는 발안시장에 펼쳐진 단오 한마당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사람이 사람을 위한 사람들의 축제가 됐다.

 

▲행사에 참석한 우즈베기스탄 상인들 

 

▲ 한국의 전통행사에 빠질 수 없는 막걸리와 전

 

▲ 자원봉사자들이 나누어 주는 뻥튀기

 

오늘 발안시장의 단오절 축제에 모인 사람들의 국적은 참으로 다양했다.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튀르키예,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그리고 조선족과 중국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난장이 벌어진 장터를 가로지르는 풍물패의 농악은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농사철에나 볼 수 있었던 풍물패가 지나가는 시장 골목마다 어린아이들이 줄을 지어 따라다니는 모습은 그 자체가 신기했다. 특히 우리와 생김새가 다른 아이들이 손뼉을 치며 장단에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은 음악이 만국 공통어임을 다시 한번 실감 나게 했다.

 

▲ 풍물패의 길놀이 모습

 

▲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가면 색칠하기 모습행사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만세 시장의 입구에서부터 골목 안까지 길게 이어진 포장마차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안내와 음식 판매까지 하고 있었으며 부녀회를 중심으로 한 아이들 체험 몰까지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어울려 이색적 풍경을 자아냈다. 우즈베키스탄식 양고기구이와 얼굴만 한 커다란 빵 그리고 그 옆에 마련된 순대와 떡볶이 매대는 조화와 부조와 사이의 어느 중간이다. 그 어색함을 메우는 것은 한국의 전과 막걸리다.

 

가게를 운영하는 시장 상인들도 고개를 빼꼼 내밀고 행사를 구경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간단한 내빈소개 이후 본격적인 세몰이 행사로 진입했다.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행사가 시작되자 너도나도 자원자가 속출했다. 너무 잘생긴 청소년부터 나이 드신 어른까지 창포물에 머리를 적시는 광경은 우리의 전통이 아직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알려줬다. 물론 경품이 걸려 있어 참가자가 많았다는 후문이….

 

▲ 창포물에 머리감기 행사에 참석한 다국적 청소년들 

 

▲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은 부채춤

 

이어진 부채춤에는 많은 사람의 감탄을 자아냈다. 양손에 부채를 들고 선율에 따라 선을 이어가는 한국의 부채춤은 역시 언제 어디서나 우아함 그 자체다. 그 부채춤을 보고 박수를 안치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오랜만에 한국의 전통춤이 이어지자 시장통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시선은 부채춤을 추고 있는 무용수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사인해 주세요….

 

▲ 머리감기와 부채춤을 구경하고 있는 시장사람들

 

시장 안쪽에 마련된 행사 부스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지만, 아이들의 관심은 역시 화장과 색칠 그리고 공짜로 나누어주는 먹거리다.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으로 마련된 각 코너에는 아이들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기대에 찬 눈빛을 연신 흘리고 있었다.

 

한편, 오늘 행사를 준비한 화성문화원의 유지선 원장은 본인 자신도 무대에 올라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며 “조상님들의 지혜로 시원한 여름을 준비할 수 있게됐다”고 운을 띄우며 “과거의 단오 행사가 우리 민족만의 고유한 행사이었다면, 오늘날의 한국 단오는 우리와 함께하는 모든 사람이 여름을 준비하고 함께 즐기는 행사가 됐다. 대동이 따로 있지 않다. 같이하면 좋은 세상 그게 대동세상”이라고 말하며 자리에 모인 시민들과 행사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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