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라이프가 독특한 감상법으로 그림 속 감춰진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을 읽어낸 ‘욕망의 명화’를 출간했다.

이 책은 ‘무서운 그림’ 시리즈로 유명한 나카노 교코의 저서로 사랑, 지식, 생존, 재물, 권력을 향한 ‘욕망’을 주제로 명화 속에 담긴 숨은 이야기와 역사를 읽어 내려간 명화 해설서이다.

 



저자가 ‘욕망’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은 필연적으로 ‘욕망의 존재’이며 인류 역사는 때로는 욕망을 원동력으로 삼고 때로는 윤리와 제도로 욕망을 통제함으로써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욕망으로 고뇌에 빠지거나 갈등이 빚어지고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결정적 순간, 곧 그림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그렇기에 시대를 대표하는 명화에 인간의 욕망이 깃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한다.

‘욕망의 명화’는 암기하듯 지루하게 그림을 보는 경직된 감상법에서 벗어나 ‘상상하기’ 기법을 통해 그림을 풍성하게 느끼고 즐길 것을 제안한다. 일단 도입부마다 작품이나 화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그림에서 놓치기 쉬운 일부분만을 크게 확대해 먼저 보여준다. 작은 부분만으로 그림 전체까지 상상해 보도록 유도하는 것. 선입견 없이 그림을 관찰하고 ‘이게 뭐지?’, ‘누가 그린 그림일까?’ 생각해보면서 명화를 입체적으로 감상하고 해석할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물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인 오필리어를 그린 존 밀레이의 ‘오필리어’에서 좌측에 작게 그려진 ‘유럽 울새’를 확대해 먼저 보여준다. 새가 너무 작은 나머지 전체 그림만 슬쩍 보고 넘겨 버린다면 관심 있게 들여다보기는커녕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으레 놓치고 지나가 버리는 그림의 일부분을 의도적으로 부각하여 그 의미와 뒷 이야기를 상상해 보도록 한다.

들라크루아의 ‘격노한 메데이아’ 속 사랑의 욕망은 어떻게 증오가 되었는가? 라투르의 ‘퐁파두르 후작’ 속 지식의 욕망은 어떻게 권력까지 장악했는가? 게랭의 ‘모르페우스와 이리스’ 속 생존의 욕망은 어떻게 꿈의 신 모르페우스를 잠들게 했는가?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즈 적대적인 세력’ 속 재물의 욕망은 어떤 모습으로 의인화되었는가? 홀바인의 ‘헨리 8세’ 속 권력의 욕망은 왕을 얼마나 끔찍하게 타락시켰는가?

사랑의 욕망, 지식의 욕망, 생존의 욕망, 재물의 욕망 그리고 권력의 욕망까지. ‘욕망의 명화’를 통해 스물여섯 점에 달하는 명화 속에 감춰진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과정은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데서 더 나아가 욕망을 향한 인간 태초의 모습과 그간의 업보까지 자연스레 살펴보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