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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정당 공천제 꼭 필요한 일인가?

공약조차 없었던 일부 양당 기초의원들 함량미달에도 공천
기초의원 깜깜히 선거 바뀌어야 지방선거의 취지 제대로 살린다.

선거때마다 동시지방선거와 관련 일부 기초의원들이 공보물에 적혀야 할 공약조차 내지 않고 시의원 후보에 당선되는 등 공천관련 잡음이 수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정당 공천이라는 원래의 취지는 각 정당이 후보자를 미리 검색해 기초 후보자들의 난립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변질되면서 시민에게 봉사해야 할 후보자들이 각 정당에만 봉사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당 공천제가 바뀌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당공천제가 바뀌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당공천제로 득을 보는 이익집단들이 있기 때문이며, 이익을 보는 이들이 정당공천이라는 기득권을 놓을 생각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공천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가 뭐래도 지역위원장(민주당) 혹은 당협위원장(국민의힘)이다.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 심사는 형식적으로 도당에서 하지만 실제로는 도당이 각 지역의 원`내외 위원장들과 협의를 통해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혹은 당협위원장의 권한은 대단히 막강하다.

 

 

지역(당협)위원장의 눈밖에 벗어난 사람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길은 험난하며 대게는 받지 못한다. 받더라도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재수 좋으면 ‘나’, 그보다 나쁘면 ‘다’를 받게 된다. ‘나’혹은 ‘다’를 배정 받은 사람이 당선되려면 특정정당에 대한 바람이 불거나, 특정 정당에 대한 지역기반이 탄탄하면 당선될 확률이 높다. 덕분에 ‘가’를 받기 위한 후보자들이 지역(당협)위원장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선거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의원 후보자들이 정당공천을 받으려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지방선거가 사실상 깜깜이 선거에 가깝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동시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선택하는 후보자는 적게는 6명 많을 경우 10명을 넘을 수도 있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서 경기도민이 선택해야하는 후보자의 직위를 보면, ‘경기도지사, 경기도교육감, 시장, 도의원, 시의원, 비례대표’까지 6명이다. 여기에 정당 4개를 추가하면 유권자들이 받아보는 공보물은 10여 가지가 된다. 이를 다 들여다보고, 공약을 비교해 가며 후보자를 선택하는 유권자는 매우 드물다. 결국 당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덕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람들 대부분은 설자리가 없는 것이 우리나라 지방선거의 주요 특징 중에 하나다.

 

그렇다고 유권자가 기초의원 후보자의 자질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다. 13일의 선거기간 동안 기초의원 후보자들이 유세를 하러 다닌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원팀 구성이라는 미명아래 시장 후보자와 동행유세를 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결국 유권자는 기초의원 후보자에 대한 정보도 없이 정당만 보고 투표를 해야 하는 일이 실제 우리 주변에서 비일비재 하다.

 

정당공천제로 득을 보는 것은 지역(당협)위원장들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도당들도 마찬가지다. 기초의원 후보자들은 선거와 관련해 돈이 쓰이는 곳은 많다. 그중에 하나가 심사비 명목으로 도당에 내야하는 돈이 있다. 심사비를 계산하기 좋게 100만원으로 생각해보면 경기도 31개 시군, 각 정당의 기초 및 광역의원 후보자들이 각 도당에 낸 돈은 쉽게 억 단위가 넘는다. 여기에 경선까지 하게 되면, 경선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것이 후보자들이다. 그러나 각 도당은 선거철에 가뭄에 물들어 오듯 들어오는 돈을 쓸어 담기 바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기초의원들에 대한 선거를 도지사 및 시장 선거와 분리해 따로 해야 한다는 대안제시가 있기는 하지만 각 정당들은 선거비용이 부담된다는 뜻으로 한 목소리를 내며 선거분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한 선거분리를 통해 기초의원 후보자들에 대한 신상이 좀 더 명확해 지면 무소속 기초의원들의 시의회 원내 진출이 많아지고, 기초의원들에 대한 지배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선거분리는 애초에 염두에 없다는 것이 정확한 지적이다.

 

그러나 각 정당의 요구에 따라 기초의원 공천제가 이대로 계속 깜깜이 선거로 진행 된다면 함량미달의 기초의원들이 계속해서 시의회에 진출하고, 무능력과 부패가 반복되는 일상을 막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어떤 방법이 되었던 기초의원들에 대한 선택지를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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