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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찌질 한 남자의 솔직한 고백

 “여성과 함께 일하기 싫다?”

요즘 미투 운동이 대단히 유행하고 있다. 말 그대로 “나도 당했다”라는 것을 겁먹지 않고, 사회적 냉대를 이겨 내고 폭로하겠다는 내용이다. 한국에서 말이다. 지난 500년간 유교가 이 땅에 뿌리 내리는 동안 사농공상의 계급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진리이었다. 지금도 사농공상의 잔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자본주의 때문에 흐려지기는 했다고 할지라도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유교의 뿌리는 이것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다. 남녀의 유별을 특별히 강조한 유교적 사상은 여성은 여성다워야 하는 것이고 남성은 남성다워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런 사상들이 우리 정신을 500년 이상이나 지배해왔는데 이것이 쉽게 사라 질리는 만무하다. 이런 사상들은 근대에 들어와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도 일부 사람들은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여성다운 것의 정의를 정확히는 모른다. 여성답다는 말, 천상 여자라는 말들이 아직도 남아서 사회를 구성하는 생각들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한국에서 성추행 또는 성폭력을 당한 여성은 피해자이면서 피의자가 되는 묘한 사회적 구조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그리고 그런 현실을 극복해보고자 ‘미투’운동은 정치적 사상과 관계없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버리기 싫다. 여성과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배려해 주기도 싫고, 여성이 하던 일을 떠넘겨 받기도 싫고, 임신해서 자리를 비우는 것도 싫고, 육아 휴직 때문에 사람 충원도 못하고 빈자리를 대신 메꾸어가면서 일하는 것도 싫다”는 동료들의 이야기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과거에는 외벌이 하나만으로도 가정이 꾸려지고 4인 가족이 넉넉하지는 못해도 굶어죽지 않을 만큼, 천대받지 않을 만큼, 자식들 공부도 못시키지 않을 만큼의 벌이가 됐다. 그런데 지금은 맞벌이가 아니면 자식들 학원비조차 감당 안 되는 시대다. 할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정말 싫지만 여성들과 머리를 맞대고 살아야 되는 시대다.

물론 능력도 되고, 공부도 잘하고, 일도 잘해서 유능한 여성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저 평범한 사람들, 저녁이면 소주 한 잔 같이 할 수 있는 동료들, 허물없이 세상사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좋다. 말 한마디 실수에 경찰에 불려가야 하고, 눈짓 한 번 잘못했다고, 어쩌다 웃다가 폭소 한 번 잘못했다고 여성들의 눈치를 보면서 움츠려 드는 그런 세상은 싫다.

사회적 변혁을 요구하는 미투 운동 환영한다, 그러나 적어도 여성들은 저녁에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같이 놀아주거나, 웃어주거나, 울어줄 수 있는 진짜 동료들이었는지는 여성들 자신에게 한번쯤 진지하게 물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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