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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도시공사 운수직 노동자의 호소문

"우리는 비정규직입니다. 버티면 중규직이 됩니다."

공사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새로운 마음”

 

"화성도시공사의 운수직 직원으로 채용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공기업 직원으로서 자부심을 갖으세요." 도시공사 합격 후 입사교육 때 관리자에게서 처음 들었던 말입니다.

"기존의 민간회사 다닐 때의 운전습관은 모두 버리고, 새로운 마음과 자세로 업무를 수행하셔야합니다." 교육 중 수차례 교육강사(관리자)가 했던 말입니다.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말은 “자부심, 새로운마음...”

 

실망과 절망과 분노는 쌓여만 가고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우리들 사이에서는 억울함과 불만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사소한 이유로 사실확인서, 경위서 등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인격모독적 내용의 기안문은 이미 책상위에 있었고 그 내용을 베껴 쓰고 이름과 경위만 적으라고 했다고 합니다.

 

 

연차사용 권장한다며 근무배차표는 2주전에 나온다고 했는데 매월 말(27~28)일에 나오기에 연차사용도 눈치를 봐가며 써야만 했습니다.

 

식당은 없습니다. 식사제공도 없습니다. 급여명세서에 식대가 있다는데 어디에 있는지 얼마인지 알 수도 없어 휴게실에서 라면으로 때우는 날이 부지기수입니다.

 

힘들다고 말하면 관리자는“이정도로 힘들면 운전대 놓아야죠”라고 했음에도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의 신분이기에 울분을 가슴에 쌓아두기만 했답니다.

 

어떤 관리자가 “마을버스기사에서 공기업에 들어왔으니 (신분)상승한 것 아니냐”는 말을 전해 듣기도 했습니다.

 

법정 교육시간 후반부 애로사항에 대한 질의시간에 급여포함한 근무조건의 향상을 질문했더니 “공사의 조건이 좋아지면 화성관내의 버스업계의 생태계 교란”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불안하여 잔여백신이라도 맞고 몸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공가를 쓸 수 있느냐는 물음에 “현재는 인원문제로 어려우니 지금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는 답변을 듣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서 운행관리실에 물었더니 확실한 답은 아무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어쩔수 없이 운수직은 글쓰기 권한도 없는 “화성도시공사대중교통밴드” 관리자의 글에 댓글로 문의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매달 10일에서 15일 가까이 지급중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양질의 임금과 근무환경도 안정된 신분도 부여받지 못한 상태에서 승진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그나마 호봉승급은 일반직은 1년에 한번씩 승급을 하고 운수직은 3년에 한번입니다.

 

운행 중 문제로 감점을 한다는 규정은 있었으나 구체적 감점항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5월에 감점표가 게시되더니 2월에 과실로 신호위반 스티커를 발부받은 기사님이 6월 급여에서도 수당이 삭감되었습니다. 그래서 감점표가 언제 만들어졌냐고 물었더니 3월이랍니다. 2월에 위반스티커 받고 본인납부하고 인격모독적 사실확인서를 작성했으며, 존재하지 않던 감점규정이 3월에 만들어졌고 5월에 게시하여 6월급여까지 수당공제를 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합니까?

 

민간부문에서 종사할 때 하던 행동습관은 모두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자세로 임하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관리는 민간부문보다 더 혹독하거나 또는 반대로 방치했습니다. 많은 기사님들이 기존 민간 버스회사의 만연한 갑질문화에 질려 이곳에 왔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갑질은 부드러운 교묘한 갑질이었습니다. 웃으며 욕한것이고 공감의 표정으로 우릴 배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모멸감과 자괴감에 몸서리가 처집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하소연할 곳을 찾다가 보니 공사에 노동조합이 있기에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가입자체가 안됩니다. 노동조합에 제 억울함을 말하고 싶어도 저를 대화대상으로 조차 안본다는 겁니다. 가슴을 쳤습니다. “노동자가 노동자를 배제했다.” 25년도까지 1,000여명가까이 늘어난다는 우리 기사들을 배제한 것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비정규직입니다. 버티면 중규직이 됩니다. 그래서 배제가 되었나봅니다.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과 신분이 다르기 때문에....

 

수많은 억울함에 어렵게 노동조합을 만드는 기사님이 계셨고 저에게도 동참의사를 묻기에 고민 끝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어려움을 딛고 120여명 기사님들 중 80여명이 가입을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와는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도시공사장은 화성시의회 203회 회의에서 임채덕의원님에게 답변 중 “운수직 노동조합은 불법이다.”그러면서 끝부분에서는 “제2의 적법한 운수직 노동조합이 만들어질 것으로 안다.”고 답변을 하였습니다. 결국 120여명 중 80여명이 가입된 적법한 노동조합은 불법이고, 추후 만들어질, 실체를 아무도 모르는 제2의 노동조합을 이야기하며 “적법”이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상황이 이지경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공사의 노동조합에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 할 수 있겠습니까? 공정대표의무에 대한 고민조차 해본적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이에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합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우리를 인정해주십시오! 엎드려 빌어야 우리를 인정해준다면 백번 천번이고 엎드려 절을 하겠으니 제발 우리를 인정해주시길 진심을 담아 호소합니다.

 

어떤 조합원의 호소문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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