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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있는데 남 탓만 하는 어린이집 현실

사회가 보육교사를 학대하면서
보육교사가 어린원생들을 학대하는 것만 잘못됐다고.......,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일이다. 특히 가사일과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아이 키우기를 병행해본 주부라면 다 아는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아이 키우는 사람, 즉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해 지나치게 안일하게 대하고 있다.



현행법에 의하면 어린이집 교사들이 돌봐야 하는 일인당 영·유아 숫자는 만 0세반 3명, 만 1세반 5명, 만 2세반 6명, 만 3세반 15명, 만 4∼5세반 20명이다. 여기에 하루 8시간 근무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규정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를 돈으로만 보는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은 아이들을 초과해서 받기 일 수다. 그리고 근무시간 준수는 현장에서 1도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규정대로만 해도 힘이 드는데 현실은 규정보다 훨씬 팍팍하다.

적어도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개선이 가장 시급하게 우선 진행되어야 한다. 2시간 일하고 1시간 쉬고 가는 방식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공급에 대한 법률개정도 시급하다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고도의 정신집중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2시간 이상 집중하기 어렵다. 더구나 원생 중에 산만한 아이들이 있다면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발생한다.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이 쉼 없이 4시간 이상 진행됐다면 사고가 안 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이런 강도 높은 근무가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는 자신도 모르게 발생하는 보육교사의 자기방어에 가까운 행동일 수밖에 없다.

또한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보육교사의 급여는 최저 임금에 가깝다. 보육교사로 십년이상을 근무해도 급여가 200만원을 넘는 일은 거의 없다. 영원히 오르지 않는 급여와 강도 높은 노동환경은 보육교사의 잦은 이직을 발생시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보육교사가 잦은 이직을 하면서 보육교사직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보려고 하는 상황은 소설이 아니고 현실이다.

반면 어린이집 원장들은 법으로 정해진 이상의 보육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한정된 범위 안에서 최대한 아이를 많이 받으려고만 한다. 또 어린이집으로 한때 크게 성장했던 원장들은 정해진 보육료 이외의 수입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각종 방과후 수업을 통해 원생 부모의 주머니에서 현금을 털어내고자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또 보육교사들이 동원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고 있는 어린이집 원생 학대 문제는 단지 보육교사의 자질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어린이집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원생을 학대한 보육교사의 잘못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고 폭력을 통해 원생을 통제하게끔 내몰린 보육환경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적어도 아이들이 보호받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어린이들이 더욱 안전하게 사랑받으면서 자랄 수 있다. 사회가 보육교사를 학대하면서 보육교사가 어린원생들을 학대하는 것만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가장 불합리한 일상 중에 하나다.

전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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