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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메워 아파트 짓고 싶나 수원 정치권은 답하라

수원전투비행장 화옹지구이전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문제가 다시 격화되고 있다. 수원 권선구에 위치한 수원전투비행장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수원의 야심은 화성 화옹지구만 멍들게 하는 것이 아니고 수도권 2000만 시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



화옹지구는 원래부터 습지이었다. 순천만 습지만한 거대한 갯벌을 막아 화옹지구와 화성호가 만들어 졌다. 벌써 20년이 된 일이다. 해발고도가 수면보다 낮은 화옹지구는 달의 운동에 따라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기수지역이 됐다. 그리고 그 습지 안에는 온갖 종류의 생물들이 살게 됐다. 덕분에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날아든다. 그 중에는 시베리아에서부터 날기 시작해 호주로 날아가는 도요새들이 일 년에 수개월 간 둥지를 틀기도 한다.

화옹지구는 그렇게 수많은 새들의 보금자리이자 서해로부터 날아오는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자연적인 미세먼지 커튼이 됐다. 일 년 내내 편서풍이 불어오는 한국에서 서쪽에 위치한 습지는 동쪽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우리의 보물이다. 그런데 수원은 화옹지구 습지 440만평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메우고 전투비행장을 건설하겠다고 한다. 이곳 습지 440만평은 분당신도시 만한 크기다. 분당신도시만한 크기의 습지를 아무 생각 없이, 그것도 서쪽에 위치한 습지를 메우려 하고 있다. 이 분노할만한 사실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반대할 것이다.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한반도의 서쪽 끝에서 조용하게 수도권 시민 2000만 명을 위해 맑은 공기를 만들어주는 습지를 메우는 일에는 절대 공감하기 어렵다. 그래서 수원전투비행장 화옹지구 이전은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다. 습지를 메우는 일은 수원만의 일이 아니고 수도권 전체 시민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다. 수도권 서쪽의 습지를 대규모로 매립하게 되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아이의 가슴이 아프고, 노인들의 가슴이 멍들어가게 된다는 사실을 이제 모두가 알아야 할때다.

한반도에서 전쟁억지력을 위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명제는 언제나 아주 중요한 사안이고 앞으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수도권 시민 전체의 건강을 위협해가면서 해야할 일이라면 반드시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도덕적으로 완성된 정치권이 할 일이다. 겉으로는 미세먼지를 막자며 나무를 심고, 습지를 만들자고 하면서 분당신도시만한 서쪽 끝의 습지를 메우자고 주장하는 것은 양상군자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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