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저수지와 하천 옆에 그림 같은 야영장이 환경의 재앙일까?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싶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하천과 호수 주변에 서식지를 만들고 살아왔다. 인류의 거주 때문에 하천과 호수가 자생력을 잃어버릴 정도로 망가졌다면 아마도 지구에 있는 모든 하천과 호수들은 이미 폐기되었어야 했지만 많은 호수와 하천들은 아직 건재하다.
저수지나 하천이 망가지는 이유는 사람의 정상적인 활동 때문이 아니고 무분별한 개발 때문이다. 하천의 자연적 정화작업을 뛰어넘는 오염수의 유입으로 인해 대부분의 하천이나 저수지가 망가진다.
오염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하천에 치명적인 것들은 공장의 폐수와 축사의 분뇨 등이다. 하천의 자연정화 능력을 상회하는 오염물질의 유입은 하천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지금 논란이 되고 되고 있는 오산천의 문제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오산천이 생태하천에서 친수하천으로 바뀐다고 해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논리 중 하나가 오산천이 망가진다는 주장이다. 오산천이 생태하천에서 친수하천으로 바뀌면 오산천 고수부지에는 사람들의 여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시설물이 생길 수 있다. 그 시설물들이 하천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주장은 상당히 근거가 없다.
오산천의 시작점은 신갈저수지이다. 이미 신갈저수지 자체가 수질이 4급 이하이며 매년 우기가 되면 기흥레스피아 시설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오염 물질들이 오산천으로 흘러들어온다. 그리고 오산천 구간에 들어오기 전까지 동탄과 삼성이라는 거대 오염원을 통과해 오산으로 들어서는 것이 오산천의 실상이다. 그리고 오산천의 평택 구간에 들어서면 다시 오산천 옆으로 축사들이 존재하고 있다. 오산천이 깨끗해지려면 이 문제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다.
고작 오산천 오산 구간에 사람들의 여가 활동 지원을 위한 시설물 몇 개를 설치했다고 해서 깨끗한 오산천이 더러운 오산천으로 바뀌고 생태가 무너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한 주장이 아니다. 오히려 오산천 주변의 고수부지 구간을 사람들이 활용하게 되면 눈에 보이지 않던 더러움도 마저도 치워야 한다.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의 한강이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것이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최대 소원 중 하나라는 이 시대에 오산천에서만 그런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은 차별이다. 오산 시민은 오산천 고수부지에서 라면도 끓여 먹고.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시민들이 더 오산천을 사랑하게 된다. 티끌을 핑계로 시민들의 오산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더 큰 재앙은 눈감아 주고 티끌은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눈을 뜨고, 이를 악다물고, 오산천을 누가 어떻게 오염시키는지 찾아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원인이 나온다. 그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할 생각 없이 단순히 사람들의 오산천 고수부지 활용만 금지하자는 주장은 오산천을 활용하는 시민들에 대한 정치질이며 차별이다. 오산천을 시민에게 돌려줄 때 오산천은 더욱 깨끗해질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의 눈과 코 그리고 귀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