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은누리가 전자책 ‘어깨동무하고 보릿고개 넘다’를 발간했다.
▲ ‘어깨동무하고 보릿고개 넘다’ 표지
▲ 가재잡기-돌은 니가 들시고 가재는 내가 잡고
▲ 다솔사 해우소의 도깨비
솔향기 살랑대는 성남이재 넘어/ 버들개지 물오르는 방천을 따라/ 오너라, 내 동무야/ 개나리꽃 마중 나온 언덕길 넘어/ 한눈 팔던 장터거리, 탱자 울을 지나/ 아! 눈 감아도 환히 보이네/ (하략)
_ 졸시, ‘비봉내 아이들’
인간은 방랑에 대한 동경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
비봉내 아이였던 저자 박하 시인(본명 박원호)은 칠순의 할아버지가 돼 어린 손녀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난했지만 따뜻했던 그 시절, 보릿고개를 어깨동무하며 함께 넘었던 친구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모든 추억의 무대였던 고향 ‘비봉내’를 차분히 풀어낸다.
‘어깨동무하고 보릿고개 넘다’의 무대는 경남 사천시 곤양면 성내리라는 작은 마을이다. 1960~80년대 유년기와 성장기의 기억을 감성적으로 담아낸 자전적 에세이다. 20년 넘게 이어져 온 초등학교 동창들과의 동창회, 그 자리에서 오간 웃음과 눈물, 그리고 마음 깊이 남아있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한 편의 시처럼 펼쳐진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 아니라, 비봉내였다
그 시절 봄이면 당산 기슭을 누비며 참꽃(진달래꽃)을 따 먹고, 여름이면 비봉내에서 물장구치며 뛰놀던 아이들은 어느덧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추억은 여전히 생생하고, 그 시절의 허기마저도 그립다.
이 책은 보릿고개를 어깨동무하고 함께 넘었던 세대의 이야기다. 그 시절을 함께 살아낸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그 시절을 알지 못하는 손주 세대에게는 공감을 넘어 세대와 세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첫째, 60~70년대 보릿고개 세대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고향 친구들과는 동창회를 지속한 지 벌써 50여년, 그때마다 숱한 이야기를 나눴다. 때론 눈물겹고, 때론 배꼽을 잡는 이야기들. 친구들과 오고 간 이야기를 오색 보자기처럼 맞춘 결과물이다.
둘째, 다음 세대에게 전해야겠다는 사명감에서다.
‘역사는 기록으로써 전진한다!’ 좁은 의미로는 손녀에게 들려주는 할아버지 이야기이고, 넓은 의미로는 60~70년대 보릿고개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셋째, 부모님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서다.
박하 시인은 55년생으로, 베이비붐 세대다. 6.25 전쟁 이후 태어난 세대는 보릿고개를 넘어왔다. 그 시절에 가장 고생이 많았던 사람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아니라 그 부모 세대다. 이 책은 그 시대를 감내한 부모님 세대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