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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은 좋은 도지사 맞다.


도민들이
도지사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지 않을 만큼
조용하게 잘 굴러가는 경기도정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경기도에서 십여 년을 살다보니 여러 도지사들과 접하게 됐다. 일 처리 하나는 똑 부러지게 했던 손학규 전 도지사는 소통에 달인이었다. 사건이 생기면 기자들과 많은 대화를 했고 설득하려 노력했다. 해야 하는 일에 뒤로 물러섬도 없었다. 대권에는 운이 없었는지 여러 정당을 오가면서 동력이 되기는 했으나 수장이 되지는 못했다.

이후 김문수 도지사는 재임기간 8년 동안 여러 차례 도민들과 격돌했다. 전 국민이 원했던 ‘무상급식’이 싫다며 “무상급식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말을 했는가 하면 용어조차 못쓰게 했다. 그래서 경기도청에서는 무상급식이라는 단어 대신 ‘친환경급식’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고 경기도교육청에서는 무상급식이라는 단어를 쓰는 등 혼란을 자초했다.

뿐만 아니라 “변사또가 춘향이 따 먹는다. 러시아 청바지, 나 김문순대” 등 숱한 문제를 일으키며 여론과 도민들의 입방에 올랐다. 대부분 부정적인 것들이었으며 도민들의 저항을 자초한 일들이 많았다.

이어 남경필 도지사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지난 16년 동안 구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포함해 모두 자유한국당 계열의 도지사들이었다. 그럼에도 남 지사는 기존의 도지사들과 많이 달랐다. 전임 도지사가 도민들과의 일전을 가볍게 생각하고 화려한 외향에만 치중했다면 남 지사는 거의 외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남 지사가 유일하게 화를 내고 싸웠던 것은 박근혜 정부를 향한 것뿐이었다. 남 지사는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정부라며 격렬하게 싸웠고 그 결과 스스로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와 바른정당 창당의 주역이 됐다.

그 뒤로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도정에 전념하고 있다. 남경필 도지사가 좋은 도지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대권도전 이후의 일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대권도전에 실패한 경기도지사들은 화려한 행사를 많이 하고 행사를 할 때마다 숱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공무원들은 툭하면 휴일도 없이 동원됐다.

반면 남 지사의 경기도정은 행사 자체가 거의 없다. 행사가 있다고 해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광역행사인 경기도 행사보다 기초 시`군 행사가 더 크고 화려한 경우가 많다. 행사가 화려할수록 더 많은 세금이 들어가고 더 많은 공무원들이 강제 동원된다. 더구나 지방선거가 일 년여 남은 만큼 각 지자체마다 행사비와 홍보비에 엄청나게 큰 금액을 쏟아 붓고 있는 실정임에도 경기도의 행사는 단촐 하다.

그런 남 지사도 선거 준비는 하는 모양이다. 매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생중계 한다. 더운 여름저녁, 열대야에 도민들이 잠자기 어렵다며 자신도 열대야 속에서 운동을 하고 “땀 흘리는 운동 뒤에 목욕하면 조금 나아질 겁니다”라며 참 멋없는 훈수를 한다.

일종의 정치성 선거운동이기는 한데 왠지 친근감이 든다. 모 단체장처럼 연일 지역순시를 돌며 어처구니없는 보도자료를 남발하거나 도민의 세금인 도비로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지 않고 누구나 다하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알리는 모습이 나쁘지 않다.

도민들이 도정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도정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만큼 도정을 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아예 꼴 보기 싫기 때문이다. 꼴 보기 싫은 정도가 지나치면 술자리의 안주가 되고 그 정도가 더 지나치면 국민들이 거리에서 촛불을 들게 된다.

남 지사는 전자에 해당하는 정치인이다. 남경필이라는 이름을 도민들이 구태여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조용하게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하는 한다. 우리 아들이 말한다. “아빠 도지사가 누구야?” 전임 도지사들처럼 시끄럽지 않아서 아들조차 도지사 이름에 관심이 없다. 그래서 남 지사는 더 좋은 도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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