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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저어새를 쫓아 버렸나 !



   환경 망치는 수원군공항 이전계획 철회돼야
   생물 다양성 무너지면 대재앙 일어날 수 있어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황해를 중심에 두고 한반도의 서해안과 중국의 요동반도 그리고 일본과 멀리는 베트남에 서식하고 있는 저어새는 세계적 휘귀종으로 분류되는 보호종이다. 주로 갯벌이나 습지에 서식하는 저어새는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 205-1호로 지정할 만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새다.

전 세계적으로 개체수가 2700마리 밖에 되지 않는 저어새가 경기 화성 화옹지구에 살기 시작한 정확한 연도는 나와 있지 않으나 화옹지구가 습지화되면서부터 갯벌과 습지를 오가는 저어새가 군락을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베트남은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저어새의 먹이활동과 이동경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저어새의 먹이는 주로 습지와 바닷가 개벌에 사는 치어들이다. 특히 담수와 갯벌이 만나는 지역은 많은 영양물들이 담수를 따라 내려와 갯벌에서 치어의 먹이가 되고 치어들은 또 저어새 같은 새들의 먹이가 되는 중요한 생태순환의 열쇠다. 화옹지구는 경기도 화성의 남양천, 자안천, 어은천등의 물길이 최종적으로 만나는 곳이다. 오염된 하천의 물들은 습지를 지나면서 정화되고 갯벌로 들어가면서 갯벌 생물들에게 영양소를 공급한다.

그런데 이곳에 누구인가 군전투비행장을 건설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들의 낙원인 화옹지구의 간척지 면적은 4천482만㎡(1천355만평)이다. 수원시는 현 수원군공항 면적 588만4천여㎡(약 178만평)의 2.5배인 1천454만5천여㎡(440만평) 규모로 군 비행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화옹지구 전체면적의 약 1/3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메우고 나머지 지역에는 연일 공포탄을 쏴 새들을 모두 쫓아버리겠다는 것이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않는 끔찍한 생각들이다. 새들이 병든 치어들을 먹어주지 않고 습지가 정화되지 않은 물을 그대로 갯벌로 흘려보내면 갯벌은 곧 썩는다. 수원의 서쪽 해안가인 화성 서부의 썩은 갯벌에서 발생한 대규모 악취는 편서풍을 타고 수원을 습격해 노약자와 어린아이의 폐를 멍들게 하고 도시 전체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내버려 두지야 않겠지만 그 비용은 지금의 수원 단체장이나 수원시가 감당할 만한 비용이 아니다.

또한 매년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는 경기도 화성의 싱싱한 갯벌과 습지가 일정정도 막아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데 그 방벽을 수원시 스스로 허물려 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수원군공항 개발이익에만 급급해 충분히 예견가능 한 환경재앙을 방치한 책임을 누가진다는 말조차 없다.

마침 오는 24일과25일 수원의 한 호텔에서 한`중`일 3국 환경장관회의가 열린다고 한다. 주제는 미세먼지 저감대책과 생물의 다양성 보존을 위한 인접한 동양3국의 연대회의다. 이 자리에서는 각종 환경 네트워크가 가동되기도 하겠지만 이와 더불어 습지에 수원군공항을 건설해 생물다양성을 파괴하고 저어새를 쫓아버리려는 근시안적 인간의 저급한 이기심도 함께 논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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